우주를 보다

[아하! 우주] 굿바이! 로제타호…발사에서 임무 종료까지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오는 9월 30일 로제타호는 그간 탐사해 온 혜성과 충돌하며 임무를 끝마칠 예정이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이 12년 간 이어져 온 로제타(Rosetta) 프로젝트의 임무 종료를 알려 관심을 끌고있다. 장엄한 피날레로 묘사된 인류 최초의 혜성탐사선 로제타호는 목적지이자 탐사지였던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와 충돌하며 영면에 들게된다.

- 로제타 프로젝트의 시작 

역사이래 인류에게 혜성만큼이나 두려움과 경이의 대상이 된 천체는 없었다. 그중 세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혜성은 바로 핼리혜성이다. 로제타 프로젝트의 뿌리는 지난 1986년 76년 만에 찾아온 핼리 혜성에 두고있는데 이후 전문가들은 혜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을 넘어 직접 '뚜껑'을 열어볼 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특히나 혜성은 태양계 생성당시의 물질로 만들어진 일종의 '타임캡슐'로 연구가치가 그만큼 높다. 이에 ESA 측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손잡고 혜성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NASA의 예산 삭감으로 위기에 빠졌다. 이후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ESA는 일부 계획을 수정해 론칭한 것이 바로 현재의 로제타 프로젝트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발견한 로제타석의 이름에서 따온 로제타호는 지난 2004년 3월 인류 최초로 혜성에 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목표로 발사됐다.

- 로제타호, 10년 만에 67P에 도착하다

확대보기


2004년 3월 발사된 로제타호는 무려 65억 ㎞의 대장정 끝에 10년 만인 2014년 8월 시속 6만 6000㎞로 움직이는 혜성 67P 궤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3달 후인 11월 로제타호에 이은 탐사로봇이 무한도전에 나섰다. 로제타호에 실려 발사된 세탁기만한 탐사로봇 필레는 모선에서 분리돼 사상 처음으로 혜성 표면에 내려 앉았다. 로제타호가 혜성과 같은 속도로 이동하면서 무게 100kg의 필레를 23km 상공에서 혜성 표면에 착륙시킨 것.

그러나 지구 중력의 10만 분의 1 수준인 혜성 표면에 필레가 착륙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이에 필레는 작살을 발사해 혜성 표면에 들러 붙는데에는 성공했으나 햇볕이 잘드는 목표지가 아닌 그늘에 불시착했다.

문제는 필레에 탑재된 자체 배터리 지속시간이 64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이에 필레는 태양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위해 몸체를 35도 회전시키며 기를 썼지만 결국 배터리 방전으로 휴면상태에 들어갔으며 결국 지난 2월 ESA 측은 사실상 작별을 고했다.

- 로제타호와 필레의 업적

확대보기


확대보기


혜성 궤도에 진입한 일 자체가 2014년 과학계의 가장 획기적인 성과로 꼽힐 만큼 로제타호와 필레는 혜성에 관한 인류의 궁금증을 많이 풀어냈다. 혜성의 고해상도 표면 사진을 전송해 지리적 특성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은 물론 대기에서 탄소 성분이 함유된 유기 분자와 코마(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에서 산소분자가 다량으로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필레의 드릴 작업을 통해 혜성 표면 아래는 딱딱한 얼음으로 덮여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후에도 과학자들은 로제타호와 필레가 보내온 데이터를 연구해 추가적인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 굿바이 로제타호

오는 9월 30일 로제타호가 연락이 끊긴 필레 옆에 묻히는 이유는 혜성 67P가 태양에서 먼 목성 궤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 위치로 가게되면 로제타호의 태양전지 패널이 충분히 에너지를 받지 못해 어차피 임무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ESA는 로제타호를 혜성 표면에 하강시켜서 죽을 때(충돌)까지 최대한 근접 데이터를 뽑아낼 요량인 것이다.


ESA 로제타 프로젝트 매트 테일러 박사는 "하강동안 로제타는 고해상도 표면 사진 등 최대한의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것"이라면서 "이미 로제타는 임무를 초과 달성했으며 보내온 데이터는 놀랄만한 수준으로 학계에 큰 업적을 남겼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재앙이다”…기름 15만톤 실은 유조선, 사흘 넘게 ‘활활’
  • “내 아내 강간할 男 구함”…남편이 약 80명 모집, 10년
  • 여중생에 ‘속옷 탈의’ 요구하는 의사들…“거부하면 검사 못
  • 타이어에 덮힌 러 전략폭격기…이유는 미사일 ‘어리둥절’
  • “26살, 혈액형 O형, DM주세요”…SNS에서 장기매매 성
  • 결국 지옥문 열렸다…“15만톤 실은 유조선서 기름 유출 시작
  • (속보)푸틴, ‘치명타’ 입었다…러 수도, 우크라 대규모 공
  • 남편 포함 72명에게 10년간 강간당한 여성, 생생한 증언
  • 이스라엘군이 구출한 인질 여성, ‘비키니 파티’ 열고 한 말
  • 5년 뒤 지구로 돌진하는 초대형 소행성, 충돌 예측 결과 공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