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정치성향이 나와 어떻게 다른지에 따라 그 사람에게서 느끼는 매력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인디팬던트 등 외신은 미국 UC 머시드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12년 미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 실험은 버락 오바마와 미트 롬니가 대선 경쟁을 펼치던 2012년에 진행됐다. 연구팀은 먼저 참가자들에게 ‘평범한 수준으로 매력적인’ 이성들의 사진을 여러 장 보여준 뒤,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각자의 매력도를 평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각 인물의 매력 수준을 비슷한 정도로 평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 연구팀은 각 인물들의 배경과 성향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해 준 뒤 다시 매력도 평가를 요구했다. 연구팀이 제공한 정보에는 각 인물이 어떤 정당의 대선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또한 포함돼 있었다.
두 번째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덜 매력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더 나아가 여성의 경우 자신과 같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남성들의 경우 이런 특성은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니콜슨 박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덜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라고 부르는 심리 현상과 크게 관련돼 있다. 내집단 편향이란 자신과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은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외부인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이 효과는 각각의 그룹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일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남녀 각자의 매력은 연애뿐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에 중대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과거 여러 연구에선 외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일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으며, 더 똑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밝혔던 바 있다. 니콜슨은 “외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일들은 매우 많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정치성향에 따른 매력도 변화가 연애 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여부를 추가적 연구를 통해 점차 알아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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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