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영국 런던 퀸메리대학 등 국제천문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중 최단거리에 있는 ‘프록시마 b’(Proxima)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행성은 지구와 닮은 꼴로, 얼마 전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는 한술 더 떠 거대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구와 프록시마 b간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항성 간)다. 최단거리에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태양으로부터 거리는 무려 4.24광년(약 40조 1104㎞). 우주적인 관점에서는 프록시마 b가 '지척'에 있지만 현재 인류의 우주선을 타고 간다면 8만 년은 가야할 판이다.
최근 미국 에이치바 테크놀로지스(Hbar Technologies)가 반물질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 개발 모금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2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후원으로 창업한 이 회사는 최대의 속도를 내는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을 연구하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물리학자 제럴드 잭슨 박사와 스티븐 하우 박사가 연구 중인 이 우주선의 핵심은 '반물질(antimatter) 엔진'이다. 반물질 엔진은 물질과 반물질 원자를 접촉해 소멸할 때 방출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우라늄을 그 연료로 사용한다.
구상대로 반물질 엔진이 실제로 제작되면 우주선은 초속 1만 3800km로 날아갈 수 있다. 이 정도면 꿈의 속도인 광속(초속 31만km)의 5% 수준. 그러나 이 반물질 엔진을 달아도 프록시마 b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84년이다.
미래의 언젠가는 항성과 항성을 넘나드는 인터스텔라 여행이 현실이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인류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인 셈. 특히나 그 거리만큼이나 넘기 힘든 것은 돈이다. 두 박사의 프로젝트 역시 아직까지는 아이디어일 뿐 실제 개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1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잭슨 박사는 "우리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 마련을 시작했다"면서 "충분한 돈이 있어도 10년 내에는 개발이 불가능하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