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사악한 쌍둥이’로 부르는 금성에 다른 행성보다 더 많은 수의 활화산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성은 평균 온도가 457~462℃에 이르는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이며, 지구와 크기 및 질량, 중력은 흡사하나 표면이 매우 뜨겁고 대기에는 강한 산성 구름이 가득 차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로 불린다.
독일우주센터(German aerospace center)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금성 표면에 있는 활화산 중 1개 이상은 매우 최근에 폭발한 것으로 보이며, 다른 화산들도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유럽우주기구(ESA)의 금성탐사선인 금성익스프레스 호가 2006~2014년 까지 금성의 표면과 대기 중에서 수집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밝혀졌다.
이 데이터 중에는 금성의 남반구를 포함한 지도도 포함돼 있는데, 금성을 두껍게 덮고 있는 ‘영구적인 구름’ 탓에 지도의 해상도를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이용한 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1989년 쏘아올린 마젤란 탐사선이 보내온 금성의 자료들이다.
독일우주센터 연구진은 금성익스프레스 호와 마젤란 호가 보내온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금성의 화산 중 하나인 이든 몬스 화산의 동쪽 측면 및 꼭대기 인근에서 특정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든 몬스는 금성의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닥면 지름은 약 200㎞에 달한다. 데이터 분석 결과 이든 몬스의 꼭대기에서 동쪽 측면으로 용암이 흘렀으며, 지질학적으로 분석해 봤을 때 이는 이 화산이 매우 최근에 활동한 것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미션(금성익스프레스 호와 마젤란 호)에서 얻은 데이터베이스를 혼합해 하나의 결과를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통해 금성의 매우 선명한 지질학적 지도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동시에 지구 이외의 다른 행성의 표면에 있는 활화산의 형태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우주센터의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 연례학회에서 발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