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일리메일은 네다리가 모두 잘린 치치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새로운 '견생'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기견 치치에 얽힌 사연은 지난 3월 미국 ABC뉴스 등 현지 보도를 통해 국내 언론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골든리트리버 믹스견인 치치는 올해 초 국내 한 지방 도시의 길거리에서 검은 봉투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문제는 주인에게 학대받은 듯 네 다리가 단단히 묶여 힘줄과 뼈가 보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는 점.
이에 치치는 동물병원에 보내졌고 수의사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네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큰 수술을 했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치치는 힘겨운 재활 훈련과 의족도 갖게 됐다. 이 모든 과정에 팔소매를 걷어부친 것은 동물보호단체인 '나비야 사랑해'와 서울 청담동 이리온 동물병원.
이후 치치는 미국 LA의 동물단체인 ARME의 주선으로 이역만리 떨어진 리처드와 엘리자베스 하웰 가족에게 입양됐다.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더 좋은 여건을 가진 미국에서 새로운 견생을 누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치치의 사연을 처음 페이스북으로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당시 이미 세 마리의 유기견을 입양한 상태여서 여유가 없었지만 치치의 상황을 알고는 마음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렇게 입양된 치치를 가족은 매일 보살펴야 했다. 특히 매일매일 새 붕대로 다리를 감싸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과. 엘리자베스는 "한국에서 달고 온 의족이 정확히 맞지 않아 발에 상처가 생겼다"면서 "치치가 걷고 뛰기 위해서는 맞춤형 의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가족은 사람의 의족을 만드는 전문가와 상담한 끝에 지난 9월 치치에게 맞는 의족을 제작했다. 우리 돈으로 약 400만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이 또한 기부로 해결했다.
엘리자베스는 "지금 치치는 다른 개들과 어울려 뛰어놀 정도로 하루하루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이후 정식 치료견(Therapy dog)으로 키워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