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트레킹 코스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떠나는 이들의 여행에 언론들이 주목한 이유는 걷지 못하는 친구의 휠체어를 밀며 떠난 우정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저스틴과 패트릭의 믿기 힘든 여정이 한 권의 책과 다큐멘터리로 방송된다고 전했다. 다음날 출간을 앞둔 책 제목은 ‘내가 너를 밀어줄게(I’ll push you)’이고, 부제는 ‘500마일의 여행, 두명의 절친과 휠체어’다.
한 편의 동화같은 두 친구의 인연은 지난 1975년 아이다호주 인근의 한 작은 마을에서 36시간 차이로 태어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두 사람은 같은 교회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그야말로 둘도없는 죽마고우로 성장했다.
그러나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일군 저스틴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교통사고로 인한 휴유증으로 루게릭병과 유사한 신경근육병에 걸린 것. 온몸이 뻣뻣해지는 특이한 이 병으로 저스틴은 스스로 걷는 것은 물론 혼자서 움직이기도 힘든 생활을 하게 됐다.
두 사람이 산티아고 우정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2013년 TV의 여행 프로그램을 함께 보면서다.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고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있던 저스틴은 "나도 저곳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고 패트릭 역시 주저하지 않고 "그럼 가지 뭐. 내가 밀어줄게"라고 화답했다.
이렇게 즉흥적인 두사람은 여행 계획을 세웠고 이듬해 가족들의 응원 속에 대장정에 올랐다. 물론 휠체어를 밀고 강과 산과 사막을 건너는 코스는 그야말로 고행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악전고투 끝에 6주 만에 800km 코스를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패트릭은 "여행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친절한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받았다"면서 "신념만 있다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경이로운 경험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저스틴 역시 "당신에게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지말라. 하고자 하면 한계를 넘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