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제작된 맥도날드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지나치게 가볍게 표현했다는게 비난의 핵심이다.
런던의 한 광고대행사가 제작한 이 광고에는 한 소년과 엄마가 등장한다. 소년은 맥도날드에 들어가기 전 침대 위에서 아버지의 유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을 보며 아버지에 대해 묻기 시작한다.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아버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데, 이때 소년은 다른 아이들처럼 공을 잘 차지도, 또래 여자아이들로부터 눈길을 끌지도 못하는 아이로 묘사된다.
대화를 나누며 맥도날드 매장에 들어갔고, 소년이 주문한 피시버거를 받자 엄마는 “네 아버지도 이것을 좋아했다. 너처럼”이라고 말하고, 소년은 그제야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띤다.
이 광고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이를 악용했다는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이들을 돕는 자선단체의 비난이 빗발쳤다.
한 여성은 “2년 전 아버지를 잃은 내 아들은 텔레비전 속 소년이 왜 슬퍼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또 광고 속 소년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느냐고도 물었다”면서 “브랜드를 홍보하기에는 불필요한 주제”라고 비난했다.
현지에서는 해당 광고가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간단한 패스트푸드 한 끼로 위로받을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이 문제이며, 이런 고통을 받는 가정을 위한 한 마디의 조언이나 정보도 없었다는 게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영국 맥도날드 측은 “우리는 그저 고객의 일상적인 삶 안에서 벌어지는 좋은 일과 나쁜 일 사이에서 맥도날드의 역할을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일 뿐”이라며 “고객의 아픔을 상기시키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 광고로 인해 불편함을 끼친 것을 사과한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