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에서 원숭이 십여 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채 발견돼 전염병 또는 독극물 살포 의혹이 제기됐지만, 부검에 참여한 수의사들이 사인을 모두 심장마비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 라킴푸르케리에 있는 모함디 숲 공터에서 야생 원숭이 12마리가 떼로 죽어있는 것을 지역 산림 공무원들이 발견했다. 당시 한 공무원이 그 모습을 찍어 공개했다.
산림 당국은 처음에 이들 원숭이가 떼죽음을 당한 것을 두고 인근 주민이 농작물을 지키려 독살한 것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이후 당국의 의뢰를 받은 지역 동물병원의 수의사들은 부검에서 이들 원숭이 모두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대해 저명한 수의사 산지브 쿠마르 박사는 “검시 조서를 확인한 결과 원숭이들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나와 있었다”면서 “원숭이들이 발견된 곳은 호랑이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으로, 원숭이들은 호랑이의 포효 소리에 놀라 죽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을 주민들 역시 해당 지역에서 호랑이들을 종종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한 주민은 이들 원숭이가 죽었을 무렵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또다른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야생 원숭이들이 집단으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었다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 원숭이는 전염병에 걸렸거나 독극물에 중독돼 한꺼번에 죽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수의사 브리젠드라 싱 박사는 “야생 원숭이가 이런 식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가장 예민한 동물로 알려진 블랙 벅(인도 영양)들은 간혹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지만 이들도 호랑이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죽지 않는다”면서 “이들 원숭이는 모두 어떤 전염병에 걸렸거나 중독돼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