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감옥에서 만나는 시간…익산 교도소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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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에서 내려다 본 교도소 세트장의 모습. 시간이 가두어진 모습은 이렇듯 싸늘하다.


“오늘은 다만 내일을 기다리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며 내일은 또 내일의 오늘일 뿐이다.”(신영복의 엽서·돌베개)

감옥의 시간은 이러하다. 오늘이 어제이며 어제가 내일이고 내일은 또 오늘과 같다. 20년을 감옥에서 시간을 보낸 신영복(1941~2016) 선생은 감옥에서의 새해는 문득 갑자기 바뀐다고 하였다. 오늘은 없고 내일은 바로 내년인 곳이 교도소다. 전라북도 익산의 교도소 세트장으로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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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 세트장에는 실제 교도소와 똑같은 구조의 8인실, 독방, 취조실 등이 있다.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 마을 어귀에서도 한참이나 찾아 들어간 곳에 우리나라 유일한 교도소 촬영 세트장이 있다. 원래 이 곳은 교도소 자리가 아니라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가 있던 자리에 2005년 영화 ‘홀리데이’를 제작하면서 촬영을 목적으로 만든 세트장이다.

전체 면적은 2만 2132㎡이며, 교도소 세트장의 크기는 2613㎡로 실제 교도소 크기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교도소를 배경으로 제작된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 등의 대부분을 이 곳에서 촬영했다고 하니 눈에 들어오는 ‘감옥’이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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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교도소 8인실의 내부 모습.


실제 촬영장소로 사용하는 교도소 동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사동 내부를 철제 계단으로 만들었기에 관람객들의 발소리 하나하나도 건물 안을 울릴 정도로 분위기는 써늘하다.

또한, 기둥마다 “악행은 자기 자신에게로 반드시 되돌아온다”, “선으로써 악에, 정의로써 허위에 이기도록 하라”라는 격언이 적혀져 있어 관람객들은 실제 죄수가 된 듯한 오싹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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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교도소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해주는 작은 소품들이 곳곳에 있다. 교도소에는 이름이 없고 오직 숫자로 개별 삶은 인식된다.


또한 실제 수형자들이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의 사실적인 세트 구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도 나오는 8인실을 비롯하여, 독방, 취조실, 고문실, 모포가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던 사형수의 방, 접견실 등은 교도소를 돌아보는 내내 방문객들에게 흥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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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교도소 마당에서 관람객들이나 성당 주민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다.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죄수복이나 교도관 복장을 입고 세트장을 돌아보는 체험을 비롯하여, 드라마 따라하기, 독방, 감옥 체험, 감옥 속의 인생 사진 찍기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또한 밖으로 나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보았음 직한 교도소 마당이 나온다. 이 곳에서 교도소 체험을 마치고 나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모처럼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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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 세트장 입구의 모습. 때때로 촬영이 있는 경우라면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익산 교도소 세트장은 호기심 가득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 번은 둘러봄직한 곳임은 분명하다. 이곳에서 우리는 가두어진 시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익산 교도소 세트장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익산을 방문한다면, 그리고 시간이 좀 남는다면 한 번은 들릴만한 곳이다.

2. 누구와 함께?

-교도소가 궁금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 함낭로 207/ 859-5794(063)

4. 감탄하는 점은?

-영화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잘 만든 곳이다. 넓은 잔디밭.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어서 관람객들이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취조실, 접견실, 2층 복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순대국밥 ‘정순순대’(854-0922), 육회비빔밥 ‘시장비빔밥’(858-6051), 간판없는 짜장면집(861-6541), 마늘빵 ‘풍성제과’(856-8408) / 지역번호는 063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where/netizenbest/cms_view_1822192.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석 박물관, 신성리 갈대밭

10. 총평 및 당부사항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이름난 관광지가 아니다. 한두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 번은 가 볼만한 곳으로 때때로 촬영이 있는 날은 유명한 배우도 만날 수 있다. 다만, 세트장 출입이 제한될 수도 있으니 사전문의는 필수!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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