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에 불길한 느낌을 주는 ‘붉은 비’가 내려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RT 등 현지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북부에 있는 도시인 노릴스크에서는 육안으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붉은 색의 비가 쏟아졌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는 도시 곳곳을 붉게 물들였다. 흰색 자동차의 보닛과 지붕에도 붉은 빗물이 고였고, 아스팔트 위에도 붉은 비가 만들어낸 ‘핏빛 웅덩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붉은 비에 맞지 않기 위해 서둘러 몸을 피해야 했고, 붉은색으로 뒤덮인 도시 일부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노릴스크에 있는 한 대형 주차장이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들은 붉은 비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이를 본 차량 주인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붉은 비의 원인이 니켈과 구리를 가공하는 공장에서 나온 금속 먼지 때문이라고 추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노릴스크 주변은 니켈이나 구리, 팔라듐 광산이 많고 환경오염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비로 물든 도시의 전경을 담은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이를 본 사람들은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갔다. 하늘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
노릴스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금속 가공업체 측은 붉은 비의 정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붉은 비는) 인체에 해가 없다”는 설명만 반복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