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외계행성 수의 집계가 조금 아래쪽으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현재까지 미항공우주국(NASA)의 가성비 높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거주가능 지역'(habitable zone) 곧, 행성 표면에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궤도 범위에서 대략 지구 크기의 외계행성 30여 개를 발견했다.
그러나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Gaia) 관측 위성에 의한 새로운 관측에 따르면, 실제 거주가능 외계행성 수는 2~12개 정도로 예측된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NASA 관계자는 밝혔다.
2013년 12월에 발사된 가이아는 우리은하의 초정밀 3D지도를 제작에 착수했는데, NASA 관계자에 따르면,이 지도에는 약 17억 개의 별에 대한 위치 정보와 13억 개 별에 대한 거리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가이아의 관측에 따르면 케플러가 발견한 외계행성의 모항성들 중 일부는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더 밝고 큰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그러한 별들을 돌고 있는 외계행성들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뜨거울 가능성이 있다.
‘뜨거운’ 문제는 간단한 것이다. 별은 크고 밝을수록 더 많은 열을 방출한다. 예상치의 큰 오차는 ‘트랜싯 방법’으로 알려진 케플러의 외계행성 사냥법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플러 망원경은 행성이 모항성 앞을 지날 때 그 엄폐로 인해 모항성의 밝기가 변하는 것을 포착하는 방법으로 외계행성의 존재를 탐지하는데, 이를 ‘트랜싯 방법’이라 한다. 행성 크기 추정치는 통과 중 엄폐되는 별의 디스크 백분율로 구해진다. 따라서 별의 지름이 큰 쪽으로 수정되면 이에 따라 행성의 지름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
“항상 모든 문제는 우리가 그 별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는 NASA 외계행성 탐색 프로그램 수석 과학자 에릭 매머젝은 “이것은 진행 중인 이야기의 또 다른 장”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관측 결과는 우리은하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희망하는 사람들을 낙담시키지 않아야 한는 점이다. NASA 관계자들은 은하수에 아직도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많은 천체들이 있다고 강조하지만, 가이아 자료에 따르면 천문학자, 우주 생물학자 및 행성 과학자들은 외계행성의 거주 가능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제시 닷슨 NASA 천체 물리학자는 “우리는 여전히 외계행성이 얼마나 크며,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밝혀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K2로 알려진 케플러 확장 임무 프로젝트 과학자다.
과학자들이 외계행성을 탐색할 때 ‘거주 가능 지역’의 개념에는 궤도 거리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외계행성의 질량과 대기 조성 같은 조건도 빠뜨릴 수 없는 요소들이다. 행성의 온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생명체가 서식하기 위해서는 지표에 액체 물이 필요하다고 흔히 말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태양계에서 거주 가능 지역 바깥에 있는 목성의 유로파와 토성의 엔셀라두스와 같은 얼어붙은 위성에도 지하에 바다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 바다에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물이 아니라 다른 용매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총 6억 달러(한화 약 7000억원)가 투입된 케플러 미션은 2009년 3월에 시작되었으며, 4년의 기본 임무 기간 동안 망원경은 약 15만 개의 별을 동시에 관측하면서 행성들의 모항성 통과를 추적했다.
이 작업은 관측대상을 정확히 조준하는 역할을 하는 리액션 휠 4개 중 2개가 고장나는 바람에 2013년 5월 끝났다. 그러나 케플러 망원경은 그후 2개의 리액션 휠과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해서 부활되어 2014년 확장 미션 K2를 시작해 외계행성 탐색을 재개, 지금까지 이 K2에서 2,681건의 외계행성이 발견되었다.
그 결과,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현재까지 발견된 약 3800개의 외계행성 중 약 70%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케플러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3000개의 행성 ‘후보’가 후속 분석-관찰에 의한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빛나는 전과를 올린 케플러의 활약도 곧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주선은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최근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휴면 모드로 들어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