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따르면, 아마추어 사진작가 미셸 베인은 지난 2일 노던준주 다윈 남동부 코로보리 빌라봉 습지에서 스무 마리가 넘는 바다악어가 ‘소고기 만찬’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날 파머스틴시티에서 남편 마크와 함께 이곳에 갔다는 작가는 현장에서 몸길이 4m로 추정되는 악어 한 마리가 인근 덤불에서 소 한 마리를 잡아 물속까지 끌고 들어가면서 땅바닥에 길게 흔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나서 악어가 소를 완전히 익사시킨 뒤 살점을 뜯어먹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악어들이 서서히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작가는 “처음에는 악어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니중에는 스무 마리가 넘는 악어가 물위로 보였다”면서 “남편과 난 그 많은 악어가 물속에 숨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곳곳에서 싸움이 나 물이 튀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이곳에 갔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덧붙였다.
습지에서 악어들은 보통 이처럼 커다란 포유동물을 사냥하면 일주일 내내 먹는다. 하지만 이날 먹잇감이 된 소는 워낙 많은 악어가 몰려서인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다음날 아침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작가는 말했다.
작가는 또 당시 이들 악어가 주변에 있어도 무섭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겐 망원렌즈가 있어 멀리 안전한 배에서 타고 있어 오랫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다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6m, 무게는 1t까지 자랄 수 있다. 이들 악어는 머리 위로 돌출된 눈과 콧구멍 덕분에 물속에서도 오랜 시간 매복한 채 사냥감을 기다릴 수 있어 부분적으로 물에 잠긴 통나무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들은 물속에서 시속 18㎞라는 놀라운 속도로 헤엄칠 수 있어 사정 거리 안에 들어온 먹잇감은 잘 놓치지 않는다. 입에는 40~60개에 달하는 커다란 이빨이 있어 먹이감이 크면 뜯어먹고 작으면 통째로 삼키기도 한다. 소와 같이 큰 동물은 물론 물고기나 새, 날여우(박쥐), 게 또는 껍질이 단단한 거북이도 잡아먹는다. 서식지는 노던준주 외에도 서호주주, 퀸즐랜드주의 맹그로브 늪지나 해안 습지, 강어귀다. 수명은 70세까지 살 수 있다.
사진=미셸 베인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