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현지 세정업체인 하픽이 공개한 화장실 실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실험은 변기 뚜껑을 열어 두고 물을 내렸을 때의 상황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이때 튀어오르는 에어로졸의 모습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색색으로 표현됐다.
사진을 보면 각종 박테리아 등 세균이 가득한 에어로졸은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사방으로 튀어오른다. 에어로졸은 지름이 1㎛(100만분의 1m)에 불과한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보다 훨씬 작다. 결과적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각종 세균이 화장실 전체에 퍼지는 것으로 이는 특히 화장실에 비치된 칫솔을 오염시킬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중국 양저우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변기의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에어로졸에 섞여 변기 밖으로 분출된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까지 퍼지는지를 확인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변기 물을 내릴 때 에어로졸이 거의 92㎝까지 튀어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왕지샹 연구원은 “에어로졸은 그 크기가 너무 작아 공기 중에 약 1분 동안 떠 있었다”면서 “소용돌이로 형성된 에어로졸의 약 60%가 변기 위까지 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이 한꺼번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거나 밀집도가 높은 공중화장실의 경우 에어로졸 형성이 더 잦아지고 빨라질 것”이라면서 "에어로졸 형성을 막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뚜껑을 닫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학계와 언론에서 변기 뚜껑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무관치 않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배설물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기 뚜껑을 닫는 간단한 행동도 좋은 위생습관이라는 점이다. 브리스틀 대학 부설 에어로졸 연구센터의 브라이언 브즈덱 박사는 "변기 뚜껑을 닫는 행동이 얼마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여러 다른 바이러스의 전염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