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의 현재 양상과 향후 전망을 고려할 때에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전환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전문가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그러한 접근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WHO 긴급대응 프로그램 국장도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조치에 대해 개인의 인권은 물론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가 회원국의 코로나19 정책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와 현지 방역 시스템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WHO’ 및 WHO 사무총장의 이름인 ‘Tedros’, ‘Dr. Tedros’ 등의 검색어 및 댓글 사용이 중지됐다. 위챗 사용자 역시 WHO 관련된 기사를 공유할 수 없는 상태다.
제로 코로나 중단하면 사망자만 160만 명 발생할 수도...연구결과 나와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푸단대 연구진은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하면 이달부터 7월까지 감염자 1억1200만 명, 중증 환자 510만 명, 사망자 160만 명이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 동료 평가자로 참여한 미국 인디애나 공중보건대학 마르코 아젤리 교수는 “중국 정부가 고령층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효능이 떨어지는 자국산 백신 대신 (미국 등) 서구권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중국이 노인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등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가운데 강력한 방역 조치를 중단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중국 내 80대 이상 노인들 가운데 50%만 백신 접종을 마쳐도 사망자 수는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강력한 봉쇄령에 쏟아지는 불만에도,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된다.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는 전국대표대회(당대회)까지 내부 혼란과 변수를 통제하겠다는 정치적 이유 역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중대한 이유로 꼽힌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의 방역지침 정책을 왜곡, 의심, 부정하는 일체의 언행과 단호히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