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양쯔강 유역에 비를 유도하고자 ‘구름 씨뿌리기’(Cloud seeding)라는 기술을 통해 인공강우를 시행했다.
구름 씨뿌리기는 강우 증대 등을 목적으로 기상을 인공적으로 조절하고자 구름 속에 구름 씨라는 물질을 뿌리는 과정을 말한다.
사용하는 구름 씨는 구름 종류와 대기상태에 따라 다르다. 1000m 이상 높은 구름은 꼭대기 부분의 구름입자가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 이런 구름에는 요오드화은(AgI)과 드라이아이스를 많이 사용한다.
이날 후베이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요오드화은이 쓰였다. 요오드화은을 태우면 작은 입자가 생기는데, 이 입자가 영하 4~6℃의 구름에서 주변의 얼음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한다. 요오드화은이 친수성(親水性)이라 얼음을 쉽게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름의 수분이 무거워져 비를 유도한다. 드라이아이스 조각은 영하 10도의 구름에서 주변의 구름입자를 얼려서 자신에게 붙이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운다.
낮은 하늘에 있는 구름은 다르다. 낮은 구름은 꼭대기의 구름입자도 얼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염화나트륨(NaCl), 염화칼륨(NaK) 같은 흡습성 물질을 사용한다. 이들을 뿌리면 주변의 구름입자를 빨아들여 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번 커지기 시작한 물방울은 비탈길에 굴리는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불어나 비가 된다.
구름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항공기나 로켓이 동원된다. 항공기를 타고 구름 속으로 들어가 구름 씨를 직접 살포할 수 있고, 지상에서 로켓을 구름 속으로 발사해 물방울의 응결과정을 도울 수 있다. 효과 면에서 항공기가 낫지만 비용 면으로는 로켓이 주로 이용된다.
해당 기술은 1940년대부터 사용됐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릭픽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 화창한 개막식을 위해 미리 비가 내리도록 했었다.
후베이성은 지난 6월 이후 최소 420만 명이 심각한 가뭄 피해를 입었다. 15만 명 이상은 식수난을 겪고 40만㏊에 가까운 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양쯔강도 2달간의 폭염과 60년 만에 가장 적은 강우량으로 바닥을 드러내며 말라가고 있다. 강우량도 평년보다 40% 줄었다.
중국 기상청은 “폭염이 64일째 지속되고 있다. 관측 이래 60년 만의 가장 긴 폭염”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날 전국 138개 도시에 폭염 적색 경보, 373개 도시에 황색 경보가 내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