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문화부가 장애인을 위한 마추픽추 루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중도시라는 애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길은 모두 5개가 개통돼 운영 중이지만 장애인이나 이동이 쉽지 않은 사람을 위해 특화된 길이 뚫려 있진 않다.
레슬리에 우르테아가 문화장관은 “장애를 가진 분들도 (지금보다) 쉽게 마추픽추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적화된 루트를 개통할 계획”이라며 “곧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휠체어를 타고도 마추픽추를 구경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페루 문화부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 최근에는 스페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장애인 정책 자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페루 최초로 수화로 만든 영화를 제작해 개봉하기도 했다.
한편 페루는 최소한 올해까지는 마추픽추 입장객(관광객)을 일일 최고 4044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페루 관광부는 “마추픽추 입장객을 늘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주무 부처인 문화부는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현지 관광업계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후 마추픽추 관광수요에 비해 일일 입장객 정원이 지나치게 적다”며 아예 제한을 풀거나 입장객 수를 늘려달라고 줄기차게 요청해왔다.
문화부는 “마추픽추 입장객을 12월 31일까지 현행 4044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결정을 유네스코에도 통지했다고 1일 밝혔다. 문화부는 “인원을 제한하기 시작한 후 마추픽추 유적의 훼손이 훨씬 덜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의 인원제한을 유지할 필요성이 충분하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 마추픽추 입장객은 하루 평균 5~6000명에 달했다. 그러나 유네스코가 입장객 제한을 권고하면서 페루는 하루 입장객을 4044명으로 제한했다. 유네스코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추픽추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을 받으면 훼손의 위험에 노출된다”며 입장객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문화부는 마추픽추 보호에 협력을 전 세계에 호소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