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악 소리, 곡성 동악산 산행길 [두시기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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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곡성군 월봉리에 있는 동악산은 골짜기가 깊고 산세가 아름다워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전남 곡성군 북쪽에 있는 동악산(動樂山·736.8m)은 곡성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원효대사가 동악산 최고봉인 성출봉 아래 길상암을 짓고 수행하던 중 성출봉과 16아라한이 굽어보는 꿈을 꾼 뒤 정상에 올라가보니 1척 남짓한 아라한(阿羅漢·불교 수행자 중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 석상들이 솟아났다고 전해진다.

이후 원효대사가 열일곱 차례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셨고, 독경을 할때 마다 천상에서 음악이 들리며 온 산에 퍼졌다 한다. 이로인해 ‘풍악이 울린다’라는 의미에서 동악산으로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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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악산 남쪽에는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가 있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이후 신라 무열왕 7년(660년) 때 원효대사가 화엄사로부터 이주하면서 동악산 아래 도림사를 창건했다. 처음에는 신덕왕후가 행차한 곳의 절이라는 의미로 신덕사라 불리었으나 도를 닦는 승려들의 수풀처럼 모이는 곳이라 하여 도림사로 바뀌었다.

동악산 남쪽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도림사 계곡은 폭포와 노송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도림사계곡은 지방 기념물 101호로 지정됐다.

깊은 골짜기와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산세들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반석들이 있어 예부터 풍류객들의 많이 찾았다. 반석에는 옛 선현들의 문구가 음각되어 있어 그들의 풍류를 엿보고 그 위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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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림사 계곡은 폭포와 노송이 어우러져 시원스런 풍경을 만들어낸다.


반석 위에 흐르는 맑은 계곡계곡 정상 부근에는 전망이 좋아 쉬어 간다는 높이 40m, 넓이 30평에 달하는 신선바위가 절경을 만들고 있다. 크게 두 산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는 동악산에는 그 두 산을 가르는 배넘이재가 있고 북봉에 동악산, 남봉에는 형제봉이라 표기해 놓았다.

다만 형제봉으로 등산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주봉은 형제봉으로 알려져 있다. 동악산의 인기코스는 도림사를 시작으로 배넘어재를 지나 정상에 이른 뒤 신선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로 왕복3시간 반정도 소요가 된다.

도림사 코스의 시작과 끝에는 도림사의 암반계류를 만날 수 있다. 누군가 새겨 놓은 이 음각은 암반계류의 절경마다 일곡(一曲)부터 구곡(九曲)까지 새겨 놓았는데, 세월의 풍파에 이기지 못해 깨지거나 도로확장 등의 명목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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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림사 가는길에 만나는 암반계류에는 이곳을 다녀간 옛 선인들이 새겨놓은 글귀를 만날 수 있다.


노송과 계곡이 만들어내는 절경도림사 입구 주차장 부근에 2곡,4곡,5곡 등의 곡 이름과 청류동, 단심대, 낙락대 등의 지명, 요완완초 음풍농월(樂山玩草吟風弄月)과 같은 시구, 아무개 장구처라 하며 자기 이름이나 호를 새긴 크고 작은 각자들은 마치 설악산의 비선대나 두타산 무릉계에서 처럼 발견할 수 있다. 시원한 계곡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암반과 어우러진 계곡의 멋과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동악산은 곡성 시내와 인접해 있어 약 10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움이 없고 인근의 관광지를 함께 방문하기 좋다.

특히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 등을 즐길 수 있는 섬진강 기차마을과 일출 전 물안개가 아름다운 섬진강 침실습지도 함께 방문하면 좋다. 다만 교통편이 많이 없어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김희중 칼럼니스트 iong56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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