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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까마귀 장례식’ 미스터리 풀렸다

작성 2015.10.03 14:02 ㅣ 수정 2015.10.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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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마귀 장례식’은 한마디로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위험 요소를 살피고 공부하는 자리이다. 까마귀들은 동료를 죽인 것이 사람인지 매인지를 쉽게 구별해내는 지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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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자들은 까마귀들의 서식지에 산 것처럼 보이는 박제된 까마귀를 놓아둔 뒤 세 가지 시나리오로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죽은 까마귀의 '사인'을 공부하는 자리

까마귀들은 동료가 죽으면 그 둘레에 모여서 나름의 의식을 치른다. 이 같은 '까마귀 장례식'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정확한 의미가 알려지지 않아 하나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과학자들이 마침내 그것을 밝혀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그 같은 '까마귀 장례식'은 한마디로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위험 요소를 살피고 공부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뿐더러 까마귀들은 동료를 죽인 것이 사람인지 매인지를 쉽게 구별해내는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조류 중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까마귀는 죽은 동료의 곁에 있었던 동물이나 사람들까지 몇 년 동안 잊지 않고 정확히 기억해내는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

까마귀 장례식은 오래 전부터 광범하게 관찰되어 왔지만, 이번에 미국 워싱턴 대학의 카엘리 스위프트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비로소 그 정확한 의미가 밝혀지게 되었다.


이들은 까마귀들의 서식지에 산 것처럼 보이는 박제된 까마귀를 놓아둔 뒤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카엘리 스위프트 박사는 "우리는 세 개의 위험한 시나리오를 하나씩 실행했다. 그 세 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죽은 까마귀를 든 경우, 마스크를 쓴 사람이 매가 앉은 곳 가까이에 선 경우, 마스크를 쓴 사람이 죽은 까마귀를 물고 있는 곳 가까이에 선 경우 등"이라면서 "마스크는 까마귀들이 사람 얼굴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알기 위해서인데, 매주 다른 지원자들을 썼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96%의 비율로 까마귀들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걸로 나타났다. 먼저 죽은 동료를 발견한 까마귀는(보통 그 지역의 우두머리 까마귀이다) 소리를 질러 동료들을 모으는데, 대개 5~11마리 정도가 모인다.

죽은 동료를 둘러싸고 10~20분 동안 깍깍거리다가 차츰 침묵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다가는 이윽고 흩어지는데, 우두머리 까마귀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다.

스위프트 박사는 "까마귀들이 가장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죽은 까마귀를 물고 있는 매 옆에 사람이 있는 경우였다. 반면, 죽은 까마귀를 든 사람의 경우나, 매 옆에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반응 정도가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까마귀들이 낯익은 포식자에 대해 가장 경계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

까마귀들이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한다는 것은 이전의 연구에서도 밝혀진 사실이다. 스위프트 연구팀이 그들의 기억력을 검증해본 결과 몇년 동안 기억하는 걸로 나타났다. 놀라운 것은 까마귀들이 단지 매 옆에 서 있었을 뿐인 사람의 얼굴까지도 여러 해 동안 잊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워싱턴 대학의 존 마즐럽 박사는 까마귀들의 사람 얼굴 인식 능력을 시험한 적이 있는데, 그에 따르면, 사회적 행동을 하는 장수 조류들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인류와 아주 가까운 인식 능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까마귀들은 자기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과 해코지를 한 사람을 분명히 가릴 줄 알며, 후자에 대해서는 보복 공격도 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직접 해코지를 당하지 않은 까마귀까지 보복에 가담하는 경우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까마귀들 사이에 정보를 공유하는 명확한 증거로 보인다. ​

한번 해코지를 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시간은 약 5년간이라 한다. 이 같은 까마귀의 지적 능력은 7살짜리 사람 아이와 비슷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밝혀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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