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의 지방도시 칼라마에서 9일(현지시간) 이런 ‘유치원생 음주 소동’이 벌어졌다.
잔뜩 술에 취해 있는 원생을 발견한 건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다. 아이는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친구들의 팔을 움켜잡고 기대어 서 있는 등 영락없는 주정뱅이 모습이었다.
코끝은 벌겆게 달아오르고 눈은 충혈돼 있었다.
선생님은 얼른 달려가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봤다. 입에서 술냄새가 물씬 풍겼다. 선생님은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선 아이를 진찰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아이는 몸을 가누지 못했다. 아이가 술을 마셨을 것이라곤 꿈에서 생각하지 못한 병원은 한참 엉뚱한 진찰을 하다 결국 음주측정을 했다.
결과는 양성반응.
아이는 링거를 맞는 등 ‘과음 치료’를 받고 술에서 깬 후 귀가했다.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간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몸을 지탱하지 못해 잡고 일으켜도 쓰러지면서 마구 울어댔다.”며 “입에서 지독한 술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평소에 술을 마시지도 않을뿐더러 아침에 유치원에 갈 때도 말짱했다.”며 “독한 술을 아이가 스스로 마셨을 리 없는 만큼 유치원이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