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300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복권 당첨금을 거머쥔 뉴질랜드 70대 할머니가 당첨 1년 여 만에 숨을 거뒀다. 생전 할머니가 이 돈으로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도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헤럴드 선에 따르면 뉴질랜드 매스터턴에 살던 마가렛 헤니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6일(현지시간) 향년 74세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헤니의 사망소식이 전 세계를 강타한 건 그녀가 지난해 6월 3690만 뉴질랜드 달러(약 316억원) 복권에 당첨된 주인공이기 때문. 당시 할머니는 딸 2명, 손녀 1명과 함께 복권 1등에 당첨, 뉴질랜드 복권 역사상 가장 큰 당첨금을 받아 주목을 끌었다.
복권에 당첨되기 전부터 지병이 있었지만 할머니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당첨금으로 소아 환자들의 치료비를 기부하는 등 참다운 이웃 사랑을 실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딸 피오나 윌튼은 “어머니는 마음이 참 따뜻한 분이었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얻고도 자신을 위해서 쓰는 돈을 아까워했다.”면서 “대신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다.”고 눈물지었다.
생전 할머니는 그녀보다 4년 더 일찍 세상을 뜬 남편의 이름을 따서 환자 자선단체 ‘아이리시 럭’(Irish Luck)을 설립, 소아환자와 의료단체를 위한 자선기금을 마련했다. 어릴 적 심한 화상으로 고생했던 할머니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을 돕기로 한 것.
딸은 “어머니와의 이별이 아쉽고 너무나 슬프지만,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설명하면서 어머니를 이어 자선사업을 잇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할머니의 장례식은 오는 11일 열린다.
사진=복권당첨 당시 헤니 할머니와 딸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