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축구장에 관이 몰래 들어갔다. 관에는 실제로 시신이 누워 있었다.
축구장 경비에 구멍이 뻥 뚫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당한 관 반입사건은 남미 콜롬비아에서 27일(현지시간) 벌어졌다. 콜롬비아 프로축구 1부 경기가 열린 축구장 관중석에 갑자기 관이 보였다.
관중들의 손을 타고 관은 관중석을 미끄러져 내려왔다. TV 등이 이 모습을 잡아내면서 경찰은 발칵 뒤집혔다. “관중석에 관이 웬 말이냐.”
허겁지겁 사태를 수습하고 관을 확보한 경찰은 뚜껑을 열고 또 한번 놀랐다. 관에는 실제로 시신이 누워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관에 누운 사람은 전날 밤 사망한 16세 소년이었다. 도시 빈민촌에 살고 있는 이 소년은 공원에서 축구를 하다 청부살인업자의 총에 목숨을 잃었다.
그의 친구들은 치안에 허점이 많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소년의 빈소를 찾아가 가족의 동의를 얻고 관을 넘겨받았다. 그리곤 신통하게 관을 축구장 안으로 들여갔다.
경찰 관계자는 “관을 들여간 이들이 모두 과격행위 전력을 갖고 있어 축구장 입장이 금지된 상태였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관까지 버젓이 축구장에 들어갔으니 축구에 비유하면 경찰로선 두 골을 한번에 허용한 꼴이 됐다.”고 얼굴을 붉혔다.
소년은 축구장 주변에서 난동을 일으키곤 하는 과격 축구 팬이었다. 살인을 사주한 건 소년의 조직과 대립하고 있는 또 다른 과격 팬 조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