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시력이 떨어지며 기운이 쇠약해진다.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인류의 섭리가 깨질 수도 있을까. 최근 미국에서 인간노화 통제를 위한 첫 단계실험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 있는 임상실험 최고 권위의 메이오 병원(Mayo Clinic) 연구진이 최근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를 약물을 이용해 분리하는 쥐 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노화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한다면 노화를 중단시키거나 최소한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름살, 비만과 같은 외적인 변화 외에도 백내장, 근육 손실, 당뇨병 등 노년기 질환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제임스 커클랜드 교수는 “인류에 노화를 일으키는 세포들은 신체의 5% 미만을 구성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은 매우 크다.”면서 “제거할 경우 동맥경화, 당뇨, 치매 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쥐 실험 성공은 노화방지에 대한 첫 걸음을 성공리에 뗀 셈이다. 이 노화세포가 인류 노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또 이 세포를 제거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역기능은 없는 지에 대한 연구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노화세포는 젊고 건강한 세포들을 점차적으로 분해돼 인류는 물론 건강에 해를 입히는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만약 이 세포가 안전하게 제거되면 노화방지 연구에 대한 가장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