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홍수 시대 개막과 발맞추어 유행된 만큼 이모티콘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현지시간) 보도를 보면, 이모티콘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수도 있다는 점을 추측하게 한다.
문학 비평가 레비 스탈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한 가지 흥미로운 게시물을 올렸다. 첫 이모티콘이 1648년 발표된 영국 시에서 발견됐다는 것.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모티콘의 역사가 거의 400여 년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탈이 제시한 증거는 17세기 영국의 유명 서정시인 로버트 헤릭(1591~1674)이 1차 영국 내전을 주제로 지난 1648년 발표한 시 ‘To Fortune’의 두 번째 문단인 ‘Upon my ruins, (smiling yet:)’ 부분이다. 여기서 ‘:)’ 부분이 가로로 그려진 최초의 ‘스마일 이모티콘’이라고 스탈은 분석한다.
최초 이를 발견했던 스탈은 혹시 오타가 아닐지 의심했지만 작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출판한 헤릭 시의 원본에서 ‘:)’ 부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본인의 분석이 옳다고 확신한다. 그는 “헤릭의 시는 기본적으로 재치가 내재되어있어 이런 형식적 파괴를 시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블로그에 적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명 사회학 저널 ‘뉴아틀란티스’ 에디터 앨런 제이콥스는 “19세기 인쇄본이 아닌 17세기 당시 헤릭이 직접 작성한 원고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아직 이 기호가 진짜 이모티콘이라고 확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여기에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인 스콧 펠즈먼은 자신이 이모티콘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글을 온라인에 게재해 시선을 끌고 있다. 펠즈먼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대학 학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농담 삼아 작성한 각종 기호들이 현재의 이모티콘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펠즈먼은 “당시 사용했던 기호들이 빠른 속도로 다른 대학에 퍼져나갔고 오늘 날 컴퓨터 네트워크 시대에 접어들며 보편화된 것으로 생각 된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