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이 모든 교과서를 다시 쓴 것처럼, 제임스웹 역시 다시 쓰게 될 것”
우주의 놀랍고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 허블 우주망원경이 25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외계 생명체의 탐색을 위해 우주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더 강력한 망원경을 필요로 하고 있다.
NASA는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뛰어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리의 염원을 이룰 뿐만 아니라 빅뱅 후 2억 년이 지난 초기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NASA는 제임스웹을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의 암흑 속에서 탄생하고 있는 최초의 별과 은하를 들여다보기 위해 적외선 시야를 가진 강력한 타임머신’이라고 묘사했다.
제임스웹을 만들고 발사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애초 35억달러(약 3조8000억원)였으나 최근 88억달러(약 9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NASA는 이 차세대 망원경이 오는 2018년 10월부터 허블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제임스웹의 책임과학자인 마크 클렘핀 박사는 “제임스웹의 실제 임무는 우주에서 초기 은하를 찾는 것”이라면서 “또 그 능력을 사용해 우주의 매우 어두운 부분에서도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의 중량은 허블의 절반 수준인 6.4t이지만, 주 반사경을 베릴륨으로 제작해 지름을 6.5m까지 늘였다. 이는 2.4m인 허블의 2.5배에 달한다.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참여한 제임스웹에는 4개의 주요 관측 장비가 실린다. 근적외선 카메라와 근적외선 분광기, 중적외선 장비, 미세유도 센서로 각 장비는 통합 과학장비 모듈에 장착된다.
제임스웹의 장비탑재를 담당하고 있는 매트 그린하우스 박사는 적외선 능력을 통해 먼 천체를 관측하고 카메라 셔터를 오랜 시간 개방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제임스웹의 집광력은 허블보다 70배 더 좋다. 따라서 거대한 주경과 적외선 능력을 조합하면 우주의 서사시와 같은 과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은 또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행성을 찾아 우주 어딘가에 있을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이용된다.
이미 2009년 발사된 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천문학자들을 위한 수천 개의 외계행성을 확인했지만, 제임스웹은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한 연구를 더욱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제임스웹은 생명의 증거가 되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생물학적 특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부에는 광학적으로 외계행성의 대기를 연구할 수 있는 장비와 센서가 있어 대기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체 탐색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웹은 허블이 지상 610km 상공을 공전하는 것과 달리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라그랑주점 ‘L2’를 돌게 된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4배 더 먼 거리로 지구의 중력이 미치지 않아 빛의 왜곡이 없다. 또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 태양 빛의 방해 없이 먼 우주를 볼 수 있고 망원경에 설치되는 가림막은 지구와 달에서 반사되는 빛도 막아준다.
제임스웹은 오는 2018년 10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ESA의 로켓 아리안 5호에 실려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허블이 모든 교과서를 다시 쓴 것처럼 제임스웹 역시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