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기온이 21도(℃)를 넘으면 수학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머리를 쓸 때 발생하는 열을 낮추지 못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UC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의 조슈아 그라프 지빈 교수팀이 ‘수학 시험 점수’와 ‘시험장 온도’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미 정부 데이터베이스인 국가 청년층수직조사(NLSY)에 등록된 1957년~1964년 사이에 태어난 학생 8003명의 생애 학창시절 성적과 시험 당일 기온을 분석해 실내 온도가 21도를 넘으면 수학시험 점수가 떨어지기 시작해 26도가 될 때까지 비례적으로 성적이 하락한 것을 밝혀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수학 시험에서 명확하게 나타났지만, 읽기(국어) 시험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지빈 교수는 “쉽게 말하면, 실내 온도가 21도에서 31도까지 상승하면 수학 성적은 1.6% 하락한다”며 “미국에서는 수학 성적이 졸업 뒤 직업이나 수입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통계적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학 성적이 기온 상승에 따라 떨어지는 원인을 뇌가 사고할 때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여기고 있다. 이는 기온이 높아 열을 잘 처리하지 못해 과열 상태가 되므로 수학 성적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은 불타는 전장에서 더 많은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 연구로 알려졌다고 한다.
지빈 교수에 따르면 기온이 수학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인 학습 성과에서는 기온과 관련성이 없는 것이 통계로 밝혀지고 있다.
즉 기온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성적이 나빠질 수 있어도 오랜 기간 공부할 때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5월 조사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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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