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와우! 과학] 5억 5,500만 년 전 생물, 입 없이도 먹고 산 비결은?

작성 2015.12.02 17:57 ㅣ 수정 2015.12.0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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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브라키디움
트리브라키디움


먹고 사는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생사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인간은 물론이고 지금도 먹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물들 역시 먹는 문제에 생사를 건다.

이 점은 6억 3,500만 년 전에서 5억 4,200만 년 전 지구에 번성했던 에디아카라(Ediacara) 동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동물들은 워낙 독특하고 별난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5억 5,500만 년 전 바다에 살았던 트리브라키디움(Tribrachidium)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 중 하나다. 참고로 세 개의 독특한 나선 주름이 있는 이 생명체는 학자에 따라 삼열동물문(Trilobozoa)이라는 멸종된 문으로 분류하거나 산호 혹은 극피동물 등으로 분류하는 등 분류도 논란이 된 동물이다.

과거 과학자들은 몸길이 5cm 미만의 이 작은 생물체 화석의 중앙에 입에 해당하는 구조물이 있다고 여겼으나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을 연구한 끝에 실제로는 여기에는 입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쯤 되면 이상하게 생긴 화석을 다루는 데 익숙한 고생물학자들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입이 없다면 대체 먹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를 설명하는 가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삼투 영양(osmotrophy, 박테리아처럼 양분을 용해된 상태로 세포로 직접 흡수하는 방식) 방식이다. 입 없이도 몸 표면에서 미세 영양 입자들을 직접 흡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흡수될 수 있는 영양분의 양은 매우 적기 때문에 다세포 동물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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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브라키디움의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
트리브라키디움의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임란 라흐만 박사가 이끄는 캐나다, 미국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흐르는 물에서 트리브라키디움의 독특한 몸 구조가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독특한 주름 구조는 소용돌이를 일으켜 물속에 있는 작은 입자들을 끌어모은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트리브라키디움이 물 속의 유기물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suspension feeder)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경우 화석화되지 않은 입이 존재하거나 혹은 주름 자체가 물을 거르는 체의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에디아카라 시기의 생태계가 본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했으며 다양한 섭식 전략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신체 구조가 여과 섭식에 과연 적합하냐는 질문은 남는다. 납작한 모양은 여과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괴생명체가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에 대한 논쟁은 한동안 과학계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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