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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우주] ‘초속 7만km’ 강풍 부는 블랙홀

작성 2016.05.03 09:05 ㅣ 수정 2016.05.0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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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은 이름 그대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검은 구멍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기도 하다. 블랙홀 자체는 호킹 복사로 알려진 미세한 물질 방출 이외에 물질을 뿜어내지 않지만, 빨려 들어가는 물질들이 강력한 에너지와 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블랙홀 주변으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경우 바로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회전하면서 흡수되는 물질의 흐름인 강착 원반을 형성한다. 이 원반으로 들어간 물질은 중력의 힘과 강력한 마찰 때문에 섭씨 수백만 도의 고온으로 가열되어 원자 이하 단위로 쪼개지게 된다. 따라서 수많은 SF 영화에서 등장했던 블랙홀을 통과하는 우주선은 사실 심각한 고증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은 탈출하기 전에 모두 원자 수준으로 파괴될 것이다.


그런데 강착 원반의 회전 속도와 온도가 너무 높아서 일부 고온의 플라스마 가스는 강착 원반에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물질의 흐름은 강착 원반의 수직으로 발생하는 아광속 아원자 입자의 분출인 제트(jet)에 비해 미약해서 상대적으로 잘 관측이 어렵지만, 최근 천문학자들은 이를 선명하게 관측할 기회를 포착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키로 핀토 박사(Dr. Ciro Pinto)와 그의 동료들은 유럽우주국(ESA)의 뉴턴 XMM 관측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서 2200만 광년 떨어진 두 개의 중간 질량 블랙홀을 관측했다. 고온의 플라스마 가스에서 방출하는 X선 관측 결과, 이 블랙홀의 강착 원반 주변에서 광속의 1/4 수준인 초속 7만km의 초고속 가스의 흐름이 관측되었다. (개념도 참조)

이 입자들은 너무 빨라서 상대성 이론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다시 말해 시간이 느리게 가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이미 원자 이하 수준으로 분해된 상태라 영화에서와는 달리 이를 체감할 지적 생명체는 존재하기 어렵다. 하지만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진 지적 과학자들은 이를 관측할 수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검은 구멍'과는 다르지만, 블랙홀은 매우 독특한 현상을 일으키는 천체다. 앞으로도 블랙홀과 그 주변의 환경에 대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사진=ESA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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