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에게는 이 날이 ‘인생 최고의 월척’을 잡은 날이었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C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캐나다 중부 위니펙의 레드강에서 희귀한 알비노 메기(albino catfish)가 잡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희귀한 물고기를 낚은 행운의 주인공은 30년 경력의 낚시꾼인 도노반 피레스. 이날 보트 위에서 낚시를 즐기던 그는 묵직하게 걸려든 물고기 한 마리를 힘차게 낚아올렸다. 이 물고기가 바로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알비노 메기. 알비노는 멜라닌 합성이 결핍돼 생기는 선천성 유전질환으로 온 몸의 색깔이 하얀 것이 특징이다.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유전질환으로 특히 동물의 경우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천적의 표적이 되거나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피레스는 "처음 낚시줄을 당겼을 때 큰 메기가 걸렸음을 직감했다"면서 "수면 위로 메기의 머리와 입이 드러났을 때 알비노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보트 위로 건져올린 알비노 메기의 길이는 무려 86cm.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며 기념촬영을 한 그는 다시 메기를 물 속으로 방생했다.
피레스는 "아마 알비노 메기를 낚을 확률은 100만 분의 1일 것"이라면서 "오늘이 내 인생에 있어서 거대한 흰 고래를 낚은 날"이라며 기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