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복형인 케냐의 말리크 오바마(58)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말리크는 케냐에서 뉴욕포스트와 한 인터뷰를 통해 “나는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우선으로’(Make America First Again)라는 대선 슬로건이 매우 마음에 든다. 후에 트럼프를 직접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본래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을 지지했었지만, 오바마의 임기 동안의 행적에 큰 실망을 느낀 뒤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말리크의 이러한 발언은 이복형제인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럼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현 상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복형과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이미 수 년 전 일이다.
2011년, 말리크는 리비아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죽음과 관련해, 카다피를 “친한 친구 중 한명”이라고 설명하며 오바마와 힐러리 클런턴 전 국무장관에게 책임을 돌렸고, 오바마가 공식 지지하는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것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말리크의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트럼프 역시 반기는 기색을 내비쳤다.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오바마 대통령의 형제인 말리크가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과 형제들간의 껄끄러운 관계에 다시 한 번 주목했다. 오바마에게는 결혼을 네 번이나 한 아버지로부터 이어진 많은 이복형제가 있으며, 어머니 쪽으로도 이부 여동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밀라크는 독보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어왔다. 2013년에는 케냐 주지사에 출마했다가 지지율 1%의 ‘굴욕’을 얻으며 패배했고, 같은 해에는 오바마가 젊은 시절 쓴 친필편지 2통을 각각 1만 5000달러(한화 약 1700만원)에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에는 오바마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했으며, 아내가 12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