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기대 모은 외계신호 관측…외계인 존재는 여전히 미궁

작성 2016.09.07 18:23 ㅣ 수정 2016.09.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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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TI의 ATA 전파 망원경. (사진 출처=SETI)


작년 5월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RATAN 600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를 관측하던 중 지구에서 95광년 정도 떨어진 태양과 유사한 별인 HD 164595에서 이상한 신호를 발견했다. 이 전파는 11GHz 주파수로 수초간 감지되었는데, 사실 아주 잠시간 관측되었을 뿐 아니라 이전 관측에서는 유사한 신호가 관측된 바가 없어 본래대로라면 주목받기 어려운 신호였다. 이 신호가 유명해진 것은 우연한 기회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외계인 신호 가능성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를 관측한 과학자들은 외계 신호를 포함한 전파천문학연구기관(SETI)에 검증을 의뢰했고, SETI의 Allen Telescope Array(ATA) 전파 망원경은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 별에서 나오는 신호를 관측했다. 그 결과 외계인의 신호를 포함해서 이 주파수에서 나오는 어떤 신호도 감지할 수 없었다.

이 신호는 처음부터 잡음이나 혹은 미세 중력 렌즈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신호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는데, 독특한 주파수와 강도 때문이었다. 11GHz는 우리가 사용하는 LTE/3G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인 Wi-Fi 주파수(2.4/5GHz) 보다 훨씬 높은 주파수다.

그런데 이런 높은 주파수는 많은 정보를 보내는 데 유리해도 장거리 통신에는 적합하지 않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중간에 흡수되거나 가로막혀 신호가 약해지거나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외계인이 우리와 교신을 시도한다면 굳이 이 주파수를 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신호의 강도는 0.75 잰스키(Jansky·천문학에 사용하는 전파 신호의 강도)였는데, 일반적인 휴대전화가 1km 떨어진 지점에서 내는 출력이 110 잰스키라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약한 신호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약한 신호라도 95광년 거리에서 이 주파수로 보내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방향으로 신호를 보낼 경우 10^20W(10의 20승 와트)의 출력이 필요한데, 이는 태양이 지구에 공급하는 에너지를 훌쩍 뛰어넘는 양이다. 지구로만 방향을 한정해도 엄청난 크기의 안테나와 더불어 1조W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처음부터 이 신호가 잡음이거나 혹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새로운 천문현상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다시 검출하기 위해 관측이 진행 중이다. 일단 초기 관측 결과는 0.1 잰스키 이상 강도에서 어떤 신호도 찾지 못했다.

한편, 러시아 응용 천문학 연구소의 알렉산더 이파토프(Alexander Ipatov) 소장은 아마도 이 신호가 구소련 시절 발사된 위성 때문에 생긴 잡음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더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후속 관측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 신호는 새로운 천문 현상이나 혹은 외계인의 신호가 아닌 잡음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HD 164595에는 외계인이 없는 것일까? 이 별 주변에서는 해왕성 크기의 외계 행성만 발견되었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지구형 행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재관측은 신호가 다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만 말해줄 뿐 외계인이 존재에 대해선 아무것도 이야기해줄 수 없다. 앞으로도 천문학자들은 이 별을 포함해 외계인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는 전파를 계속 찾아 나설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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