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송혜민의 월드why] 택배전쟁 끝판왕…드론으로 北에 택배?

작성 2016.11.16 11:05 ㅣ 수정 2016.11.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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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지만 그의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곤 한다. 초인종이 울리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긴다. 택배 이야기다. 판매자가 어디에 있든 클릭 몇 번으로 주문한 물품이 내 집, 내 책상까지 배송받는 것이 익숙한 시대다. 인터넷의 발달로 택배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적을 막론하고 더 빠르고 정확한 택배서비스를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터넷 물류 배송의 선두 기업은 역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7월 차세대 배송 서비스를 위해 ‘드론 둥지’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드론 둥지는 무인 드론이 비행 중 잠시 머물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으로, 드론이 배송 도중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배송과 관련한 실시간 데이터를 업로드 혹은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장치다. 뿐만 아니라 배송해야 할 물품을 다른 드론에게 전달하는 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마존의 특허신청서에 따르면 도킹 스테이션은 무인 드론이 더 긴 거리를 비행하거나 악천후를 피할 수 있는 일종의 피난처 등의 성격을 띠며, 가로등이나 교회 첨탑 등 높은 곳에 이를 설치한 뒤 각각의 ‘둥지’와 교신이 가능한 중앙관제시스템 설립도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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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드론 둥지’ 특허


이 서비스가 실용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이 안전 등의 이유로 드론 배송을 허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보다 앞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받는다.

탈북자 단체들은 지난해부터 드론을 이용해 북한 주민들 앞마당까지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드론에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담긴 USB나 SD카드, 신문과 편지 등이 포함돼 있고, 카메라가 장착돼 있기 때문에 발송자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물품을 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행’ 드론 택배 서비스는 체제에 갇혀 편지 한 통, 사진 한 장 주고 받기 어려웠던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가뿐하게 뛰어넘는데 일조하고 있다.

최첨단 드론이 아니더라도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방식의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이 존재한다. 라스트 마일 배송은 상품이 최종 목적지까지 전달되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유통업체가 제품을 주문받는 순간부터를 포함하는 것으로 개념이 확장됐다.

한국이 편의점이 라스트 마일의 포인트로 편의점을 활용한다면, 영국은 공중전화 부스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영국의 한 배송업체는 2000년대 초, 길거리 곳곳에 존재하지만 활용도가 낮아진 브리티시텔레콤(BT)의 공중전화 부스를 물품보관소로 바꾸는 작업을 실시했다. 판매자가 배송 물품을 보관소에 배달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 고객은 출퇴근 시 혹은 외출 중 시간과 관계없이 해당 물품을 직접 수령할 수 있다.

◆기그 이코노미와 택배의 결합

드론과 같은 기술이 아닌 산업의 형태와 배송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택배 시스템도 탄생했다.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는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고 필요할 때에만 근로자와 계약을 해 일을 맡기는 고용형태를 뜻하며,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나 ‘리프트’, 자신의 집이나 빈 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이다.

조금 더 신속하고 정확한 택배를 위해, 미국 월마트는 우버·리프트와 손잡고 식품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월마트 온라인 사이트에서 식품을 구매하면 우버나 리프트 운전사가 월마트 물류센터에서 해당 식품을 전달받은 뒤 이를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이미 덴버와 피닉스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 전역으로의 확산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 드론 배송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는 인편을 통해 물건을 전달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에서 사야 할 물건을 고르고 결제해 주문을 완료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몇 분에 불과한데 반해, 이를 직접 배송하는 인력과 시간을 단축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는 하루 판매액이 20조원을 넘어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끝나자마자 택배전쟁이 시작됐다. 베이징 일대에서는 배송기사 한 명이 하루에 많게는 200개의 물건을 배송해야 하는 초인적인 업무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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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아마존의 주문을 받아 배송을 담당해 온 한 택배업체는 최근 배송기사들에게 ‘봉투에 생리현상을 해결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배송시간 단축과 관련한 정책을 세우고 배송시간 ‘데드라인’을 요구하자, 이를 지키기 위해 하루 11시간 근무 및 생리적인 현상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업체 측 직원들은 주장했다.

2014년 1월, 리커창 중국 총리는 “택배는 중국경제의 다크호스”라고 선언했을 만큼 택배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순기능으로서만 작용하기 위해서는 배송기사의 안정적인 근무환경 확립 및 드론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꼼꼼한 검토 등이 필수적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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