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소행성 충돌 직전 30초, 공룡 운명 결정지었다”

입력 : 2017.05.15 17:49 ㅣ 수정 : 2017.05.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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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600만년 전 소행성이 30초 정도 늦게 혹은 빠르게 지구에 떨어졌다면 현재 지구의 지배자는 공룡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영국방송 BBC는 과학자들과 함께 제작한 흥미로운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내놨다. 1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공룡이 죽던 날'(The Day The Dinosaurs Died).   

그간 학계에서는 오랜 시간 지구를 지배해 온 공룡의 멸종 이유를 놓고 무려 100여 가지의 이론을 내놓을 만큼 다양한 논쟁을 이어왔다. 그중 공룡을 멸종시킨 유력한 ‘용의자’로 꼽는 것이 바로 소행성이다.

지름이 약 14km에 달하는 이 소행성은 6600만 년 전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 여파로 유카탄 반도에는 지름이 무려 180km, 깊이 30km에 달하는 거대한 ‘칙술루브 크레이터’(Chicxulub crater)가 생성됐다.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야기된 돌에 맞아 멸종된 것은 아니다.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먼지와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하늘을 덮으며 태양을 가렸고,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당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른바 ‘K-T 대량멸종 사건’이다.

과학자들은 당시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칙술루브 크레이터에 구멍을 뚫어 샘플을 채취해왔으며 그 과정과 연구성과가 이번 BBC 다큐멘터리에 담겼다.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로 재구성한 공룡의 멸종과정은 이렇다. 먼저 14km에 달하는 소행성이 시속 6만 5000km의 속도로 지구로 날아와 충돌했다. 이 여파로 유독물질이 태양을 가려 지구는 급속히 온도가 떨어져 10년 이상이나 영하의 온도가 지속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조안나 모르간 교수는 "소행성 충돌 여파로 약 1000억 톤에 달하는 황산염이 대기를 채웠을 것"이라면서 "이 정도면 10년 정도 지구를 냉각시켜 지상의 생명체를 쓸어버릴 정도는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만약 이 소행성이 30초 일찍 혹은 빨리 지구에 떨어졌다면 하는 가정이다. BBC는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소행성이 매우 운이 나쁜 지역에 떨어졌다"면서 "만약 30초 일찍 혹은 늦게 떨어졌다면 바다와 부딪혀 공룡이 멸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소행성 충돌로 역설적으로 인류를 포함한 작은 동물이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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