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월드피플+] 딸과 대학동기 된 50대 中 아빠, ‘만학도의 꿈’

작성 2017.10.19 15:25 ㅣ 수정 2017.10.19 15:25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펑샹후씨가 허베이 환경공정대학 교정에서 딸과 얘기 나누고 있다. (사진=정저우완바오)


최근 중국에서는 51세의 나이에 딸과 함께 같은 대학의 동급생이 된 아빠의 사연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허베이청년망을 비롯한 중국 언론은 어려서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를 자퇴할 수밖에 없었던 펑샹후(彭相虎)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학교 정문을 나서던 날 흘렸던 아쉬움의 눈물을 기억하며, ‘배움의 한’을 품고 지난 30년을 살아왔다.


결혼 후에는 다섯 식구의 생계유지를 위해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다. 각종 공사판과 채소 장사 등 온갖 궂은일을 해가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낮은 학력으로 막노동을 하는 그에게 돌아오는 보수는 지극히 적었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세 아이의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이사를 반복했다. 시골 학교에서 읍내 학교로, 다시 더 넓은 도시 학교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기꺼이 ‘맹모삼천지교’를 실행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이 입고, 먹고, 쓰는 것들을 철저히 아끼는 생활을 했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아빠의 희생 덕분에 큰아들은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둘째 아들은 대학원 진학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막내딸이 펑씨와 함께 허베이 환경공정대학에 합격했다. 펑씨의 대학 입학에는 아내의 권유가 큰 역할을 했다.

아내는 평생 ‘배움’에 대한 꿈을 뒤로 한 채 식구들을 위해 성실히 살아온 남편을 위해 “이제 당신도 당신의 꿈을 쫓아가 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이 되어 배움의 전당에서 원 없이 공부해보고 싶은 소원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지난해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고, 학업에 매진했다.

그리고 올해 9월 막내딸과 함께 허베이 환경공정 대학에 진학했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로만 여겼던 남성이 사실은 같은 대학 학생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도, ‘만학도’의 등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학교 측은 “그의 학업 의지가 매우 높고, 학우들과 사이도 좋다”고 평가했다.

법률에 관심이 많은 그는 “열심히 배워 서민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전했다. 딸은 “아빠는 내 인생 최고의 롤모델”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집단 성폭행 피해 여성, 안락사 요청…경찰도 외면한 ‘강간
  • 전 특수부대 출신 80대 노인,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권총
  • 푸틴도 돌겠네…‘빙그르르’ 도는 60억원 짜리 러軍 최강 전
  • 15살 남자아이, 자신 강간하던 50대男 살해…정당방위 인정
  • ‘쾅’ 에어쇼 중 전투기 2대 충돌…조종사 1명 사망 (영상
  • 한국산 가물치 습격?…美 호수서 ‘프랑켄피시’ 잡혔다고 ‘덜
  • 女26명 죽인 뒤 돼지 먹이로 준 살인범의 충격적 결말…“감
  • ‘지옥의 입’ 벌리는 바타가이카 분화구…‘고대 바이러스’ 유
  • “아이스크림에서 ‘사람 손가락’ 나와”…‘이물질 식품’에 발
  • 12세 소녀 강간·임신시킨 남성에 무죄 선고한 법원, 왜?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