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거리에서 춤을 추던 커플이 지나가는 행인의 핸드폰 카메라에 찍혀 당국의 수사를 받게됐다.
사우디 최대 일간지 오카즈(okaz)는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연인의 영상이 아시르 지방 주지사 칼레드 빈 파이살 왕자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전했다.
주지사는 영상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도록 촉구했다. 대변인 사드 알 타벳은 성명서를 통해 “주지사의 ‘긴급 명령’이 떨어져 이들을 체포했고, 곧 검찰에 회부될 것”이라며 “두 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이슬람교의 예법, 풍습과 전통에 반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법을 완화하는 움직임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남녀 격리(gender segregation)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한편 영상이 트위터에 공개된 후, 사우디인들 사이에서는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반면, ‘당국의 반응이 너무 심하게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현지 언론은 사우디 당국이 과거에도 여러차례 춤추는 사람들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신호 대기 중인 교차로에서 마카레나 춤을 춘 10대 소년을 ‘사회 풍기 문란죄’로 체포했었고, ‘약물 남용을 변호하거나 부추긴다’는 이유로 댑(dab)댄스를 춘 국내가수를 체포했다가 풀어준 적이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