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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수면, 치매 위험 높여…8시간 자도 마찬가지 (연구)

작성 2019.02.28 16:46 ㅣ 수정 2019.02.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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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낮은 수면, 치매 위험 높여…8시간 자도 마찬가지
당뇨부터 치매까지 모든 질병을 예방하려면 8시간은 자야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이처럼 수면 시간을 지키고 있어도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모든 노력은 헛수고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로체스터대 의학센터(URMC) 교수인 마이켄 네데르고르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쥐 실험 연구를 통해 수면 시간은 적지만 양질의 수면을 취한 실험군이 오랫동안 뒤척인 대조군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에 책임저자로 참여한 네데르고르 박사는 “수면은 뇌 노폐물을 제거하는 체계가 제기능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데 이 연구는 깊은 수면을 취할수록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결과는 또 수면의 질적 부족이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발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는 네데르고르 박사가 지난 2012년 발견한 ‘글림프계’를 바탕으로 한 수면 과학의 중대한 발전을 이끌었다. 글림프계는 우리가 자는 동안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독특한 과정으로, 뇌 조직을 통해 뇌척수액(CSF)을 펌프질해 노폐물을 씻어내는 일종의 배수계다. 이후 박사는 글림프계가 우리가 자는 동안 주로 작동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런 발견은 수면 연구와 치매 연구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제기했다. 이미 우리는 뇌 속 노폐물인 ‘플라크’가 치매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잘 안다. 네데르고르 박사는 연구를 통해 수면이 질적으로 부족하면 뇌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능이 약해져 플라크가 쌓여 치매를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이론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수면 연구의 붐을 일으켰다.

수면에는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있다. 렘수면은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있는 상태로 수면 중 다양한 시점에서 한 번에 10분 정도 지속한다. 이때 생생한 꿈을 경험하거나 심박수가 빨라진다. 반면 비렘수면은 간신히 잠들어 쉽게 깨는 첫번째와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깊은 수면인 두번째가 존재한다.

그런데 연구에서는 네데르고르 박사와 동료들은 이런 깊은 비렘수면이 글림프계가 제기능을 하는 데 최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마취제를 여섯 가지 유형으로 조합해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들 쥐가 진정 상태에 있는 동안 연구진은 뇌의 전기적 활동과 심혈관계 활동, 그리고 글림프계 기능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케타민과 자일라진을 조합한 이들 마취제가 깊은 비렘수면과 연관성이 있는 뇌의 느리고 꾸준한 전기적 활동량과 느린 심박수를 가장 밀접하게 모방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약물을 투여한 쥐의 뇌에서 나타난 전기적 활동은 글림프계의 제기능에 최적화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는 또 수면과 노화,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더욱 강화했다. 나이가 들면 지속해서 깊은 비렘수면을 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알려졌는데 이 연구는 글림프계가 제기능을 하는 데 깊은 비렘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수면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글림프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잠재적으로 치매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수면 치료를 받거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른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는 나이든 환자들이 수술 뒤 종종 겪는 인지 장애를 조명하고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쓸 마취제의 종류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느린 뇌 활동을 유도하지 않는 마취제에 노출된 쥐는 글림프계의 활동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투오마스 릴리우스 박사는 “인지장애는 마취와 수술의 주된 문제점이 되고 있다”면서 “수술을 받은 나이든 환자의 상당수가 섬망증을 겪거나 인지장애가 새로 생기거나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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