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속옷 차림으로 벌서는 아동 논란…학대인가 훈육인가?

작성 2019.05.04 10:07 ㅣ 수정 2019.05.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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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의가 강제로 벗겨진 채 대로변에서 벌을 서는 아동의 모습이 공개돼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贵州) 구이양시(贵阳市) 완장샤오구(万江小区) 대로변에 속옷만 입은 초등생의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행인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영상 속 아동은 속옷만 입고 벌을 서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왔다.

특히 영상 속 아동의 앞에는 한 중년 여성이 목소리를 높여 아동을 질책하는 모습도 담겨 있어 이들의 사연에 궁금증이 유발된 분위기다. 현지 유력 언론 ‘신징바오(新京报)’에 보도에 따르면, 속옷만 입은 채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변에서 벌을 선 아동과 그를 질책한 중년 여성은 모자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중년 여성과 아동이 지난달 29일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대로변에 등장, 중년 여성의 지시 하에 아동은 탈의를 한 채 벌을 서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목격자 진 모 씨는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엄마로 보이는 한 여성에게 끌려온 아동이 그의 지시대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면서 “탈의 지시에 대해 처음에는 발을 구르는 등 현장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아동은 이후 중년 여성의 지시에 포기한 듯한 모습으로 옷을 벗고 벌을 받았다. 이후 수 십명에 달하는 행인들이 이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일부는 촬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해당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된 직후 네티즌들의 논란이 계속되자 현지 유력언론은 영상 속 중년 여성을 수소문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 중년 여성은 언론 취재에 대해 몹시 불쾌감을 보이면서도 “자녀에게 상벌을 내리는 것은 부모가 가진 권한이자 책임”이라면서 “아들이 학교에서 여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에 대한 벌을 주기 위해 한 행동이기에 논란의 문제가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이 중년 여성은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학교 동급생을 성추행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는 연락을 학교 담당교사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교사는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이런 행동을 지속할 경우 나중에 성인이 된 이후 더 큰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별한 주의와 가정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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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이어 “아들이 올해 겨우 8살에 불과하지만, 반항심이 강한 성격이라는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 같은 행동을 바로잡지 않으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변에서 벌을 준 것은 아이가 저지른 행동을 재발하지 않도록 큰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여성은 도로변에서 자신의 아들에게 벌을 준 직후 곧장 성추행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빈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여성의 행동이 정당한 범위를 넘어선 것인지 여부를 두고, 학대 또는 훈육인지에 설왕설래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그의 행동에 대해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딸을 가진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키는 방법을 가르친다면, 아들을 둔 부모는 당연히 여자를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이 여성은 아들을 둔 부모이자 학부모로 스스로가 해야 할 훈육을 한 것"이라고 그의 행동을 지지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자녀가 잘못을 저지를 경우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모든 부모에게는 자신들 나름의 교육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그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은 "많은 행인들 앞에서 아이에게 수치심을 느끼도록 한 행동은 이후 그가 성장하는 동안 큰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아이에게 매를 드는 행동보다 더 치욕스러운 경험을 남기는 것으로, 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역효과를 남겼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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