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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 34년간 나룻배로 학생 등하교 도운 中 ‘뱃사공 선생’

작성 2019.07.06 15:12 ㅣ 수정 2019.07.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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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에 위치한 학교, 이곳에 등교하기 위해 학생들은 깎아지른 돌산을 넘고, 깊은 호수를 건너야 한다.

이 학교의 유일한 교사인 스란송(石兰松, 55) 씨는 매일 학생들을 나룻배에 태워 등하교 시킨다. 그 세월이 어느덧 34년, 사람들은 그를 '뱃사공 선생'이라고 부른다.

신화망은 최근 중국 광시(广西)성 상린현(上林县) 시옌진(西燕镇)의 산골학교에서 34년간 학생들의 험난한 등하교를 책임지며 교편을 잡고 있는 스란송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1985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꿈꾸던 스 씨, 하지만 그의 스승이 중병으로 쓰러지면서 그가 대신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스승의 간곡한 부탁으로 잠시 교편을 잡기로 한 것이었지만, 결국 이 산골 학교의 지킴이로 34년째 머물게 됐다.

당시 학교와 주민들이 거주하는 동네는 가파른 돌산과 깊은 호수가 가로막고 있어 아이들은 '목숨 건 등교'를 해야 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아이들의 안전이 염려돼 등교를 거부했다. 스 씨는 집집마다 찾아가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을 책임질 테니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본인의 집을 지으려고 심어둔 나무를 잘라 나룻배 한 척을 만들었다. 그 배에 마을 아이들을 직접 태워 등하교 시키며 가르쳤다.

작은 나룻배에는 최대 7명의 아이들이 탈 수 있었다. 전교 12명 아이들을 위해 하루에 적어도 왕복 4번 나룻배를 저어야 했다.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 6시부터 아이들을 나룻배에 태웠고, 점심시간이면 아이들의 식사를 직접 요리했다.

더러 이곳에 파견된 교사들은 모두 1년도 못 버티고 떠났다. 결국 스 씨만이 남아 교사, 보모, 요리사, 뱃사공 등 다양한 역할을 해냈다.

장장 34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은 인고의 세월이었다. 그동안 나룻배 8척을 소모했고, 수백 명의 아이들이 '뱃사공 선생'의 나룻배 덕분에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 산골 소년, 소녀들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떠났지만, 스 씨는 한결같이 아이들 곁을 지키고 있다.

다행히 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건네졌다. 이제는 튼튼하고 안전한 전동 배가 생겼고, 아이들은 요리사가 만든 영양 오찬을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며 가르침에 여념이 없다.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더 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34년간 변함없이 지켜온 학교 입구에는 이런 표어가 걸려있다. "꿈은 여기에서부터 출항한다!"

사진=신화망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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