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위대에 총 겨눈 ‘민머리 홍콩경찰’ 중국서는 영웅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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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경무처 기동부대 소속 경장 라우 첵케이(46, 중국명 류저지·劉澤基)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라우 첵케이 웨이보

▲ 사진=라우 첵케이 웨이보

지난 9월 4일 범죄인 인도법 완전 철폐 이후 잦아드는 듯 했던 홍콩 시위가 복면 금지법 시행으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특히 1일과 4일 시위에 참가한 10대 2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잇따라 중상을 입으면서 시위대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강경 진압에 앞장선 홍콩 경찰들이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홍콩 경무처 기동부대 소속 경장 라우 첵케이(46, 중국명 류저지·劉澤基)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라우는 지난 7월 30일 콰이청 경찰서 앞에서 시위대에게 산탄총을 겨눈 민머리 경찰관이다. 그 사건으로 홍콩에서는 비난의 대상이 됐지만 중국에서는 스타덤에 올랐다.

▲ 사진=AFP 연합뉴스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중국 정부가 그를 앞세워 국민 결속에 나설 정도다.

중국은 중추절 다음날 국영 CCTV 채널1의 저녁 메인 뉴스에 라우 경장을 등장시켰다. 이날 방송에서 라우 경장은 “우리나라(중국)가 계속 번영하기를 바란다”, "홍콩인은 중국인”이라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나는 중국인이다”라는 소개글이 걸려있는 그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페이지에는 벌써 79만5605명(7일 현재)의 팔로워가 모였다.

‘대머리 라우 선생’(Bald Lau Sir)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일부 여성 지지자는 결혼 요청까지 하고 있다.

▲ “나는 중국인이다”라는 소개글이 걸려있는 그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페이지에는 벌써 79만5605명(7일 현재)의 팔로워가 모였다.

이런 중국인들의 반응은 지난 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도 주목했다.

텔레그래프는 중국 여성들이 “근육질 몸매가 매우 멋있다, 당신의 아기를 낳고 싶다”라며 라우 경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우 경장은 지난 1일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행사에도 초청됐다.

동료 9명과 함께 홍콩 경찰 대표로 베이징을 방문한 라우 경장은 “개인적인 영광을 넘어 홍콩 경찰 전체의 영광”이라면서 “만리장성을 걷고, 북경오리를 먹으며 군용기와 전차, 미사일 등 중국의 놀라운 과업을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 사진=라우 첵케이 웨이보

톈안먼 광장에서 진행된 대규모 열병식을 참관 후 그가 실제로 만리장성을 방문하자 지지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라우 경장 역시 이런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너무 관대하다”거나 “폭도들 때문에 동료들이 중상을 입었다”라는 글로 대놓고 중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심지어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학생인데, 내 아이들이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밝히고, “중국 본토 학생들은 자신이 중국인임을 이미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하나의 중국’을 강조했다.

▲ 사진=AP 연합뉴스

홍콩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10대 시위자 2명이 누워 있는 상황에서 강경진압에 앞장선 홍콩 경찰의 중국 내 인기는 양측의 입장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공공집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을 발표한 홍콩 정부는 식민통치 시절의 긴급법을 발동, 지난 5일 0시를 기해 시행에 나섰다. 이후 시위대의 거센 반발과 야당의 비난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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