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공과대(EPFL)와 프랑스 세르지퐁투아즈대 공동연구진이 파리채로 때려도 파손되지 않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작은 곤충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딘섹트’(DEAnsect)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로봇은 전압을 가하면 초당 400회의 미세진동으로 전진할 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진 일종의 인공근육인 ‘유전성 탄성 액추에이터’(DEA) 기술을 채택해 에너지 효율 및 내구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이 로봇은 본체 무게가 0.19g밖에 안 나가지만, 이보다 5배가량 무거운 배터리 및 전자회로를 탑재한 채 움직일 수 있다. 장착된 전자회로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래도 기초적인 자율 동작은 가능하다. 예를 들면 극소형의 광학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통해 흰색 바탕 위에 그어진 검은색 선을 따라 직선이나 곡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 파리채로 여러 차례 내려쳐도 파손되지 않았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파리채에 의해 바닥에 붙었다가도, 떼어내기만 하면 문제없이 계속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크기와 능력으로 볼 때 이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그다지 없어 보이지만,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는 로봇공학 분야의 발전에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최신호(18일자)에 실렸다.
사진=EPFL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