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측은 7살 된 암컷 원숭이가 135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24일 쌍둥이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키 15cm 정도로 테니스공만큼 작은 몸집의 쌍둥이는 태어난 후부터 줄곧 어미 품에 안겨 떨어질 줄을 몰랐다고도 밝혔다.
동물원 관계자는 “새끼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생후 처음 몇 달간 어미 등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쌍둥이의 성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물원 책임자 마이크 조던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보호 영장류”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지금은 어미에게 달라붙어 있지만, 몇 주가 지나면 독립적으로 나무 사이를 뛰어다닐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아프리카 동남쪽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이다. 미국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에 등장하는 캐릭터 ‘줄리안’이 바로 이 알락꼬리여우원숭이다. 몸보다 긴 꼬리가 특징이며 등은 회갈색, 배는 흰색을 띠고 있다. 새끼 때는 눈동자가 청색을 띠지만 나중에는 투명한 황색으로 변한다.
그러나 애완동물로의 불법 거래가 수요가 폭증하면서 사냥과 포획의 대상이 됐고, 지금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있다. 현재 야생에 남아있는 알락꼴여우원숭이는 2000년 대비 95% 감소한 2000~2400마리 정도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리스트 ‘위기’(EN) 등급에도 올라있다. 삼림 벌채로 서식지가 사라진 점도 멸종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0년 이내에 원숭이의 서식지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요즘같이 불안한 시기에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여우의 탄생은 큰 힘이 된다”라면서 “지난 10년간 지구상 최대의 동물 천국인 마다가스카르의 희귀종을 보호하기 위해 힘써왔다. 여우 탄생을 계기로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