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스와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방카벨리퉁 제도에 있는 카유브시 마을 어귀 강에서 몸길이 4.5m, 몸무게 500㎏의 악어가 주민들이 설치해둔 올무에 걸려 붙잡혔다.
이 거대한 악어는 최근 여러 주민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뒤 추적당하던 끝에 포획됐고, 이틀 뒤 탈진으로 죽었다.
사람을 공격하던 악어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방카벨리퉁 천연자원보호국(BKSDA) 관계자들은 이 악어가 숨지기 전 보호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마을 지도자들과 협상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 주민은 이 악어에게 악마가 씌어 다른 곳으로 옮기면 마을 전체가 망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 이주를 강력하게 거부했다고 BKSDA의 책임자인 센티안 가로 국장은 5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가로 국장은 또 “2016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당시 주민들 역시 우리가 마을에서 악어를 구조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숨진 악어는 주민들에 의해 불도저에 실려 마을에서 정한 매장지로 옮겨졌다.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 영상으로 포착돼 인스타그램 등에 확산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매장지에서는 악어를 묻기 위해 모인 주민들이 악령을 쫓는다는 의식을 치르고 나서 악어를 머리와 몸통으로 분리해 따로 묻었다. 이는 이들이 악마라고 생각하는 악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막아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에 숨진 악어는 묻히기 전 보호기관으로부터 몇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최소 50년 이상 살았으며 이빨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