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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끝난 미국판 ‘살인의 추억’…연쇄살인마의 허무한 사과

작성 2020.08.22 14:03 ㅣ 수정 2020.08.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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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법정에 출석해 마스크를 벗고 짤막하게 사과하는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 사진=EPA 연합뉴스
"여러분의 진술 잘 들었다.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한때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일대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마의 사과는 이렇게 허무하리만큼 짤막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고등법원이 13건의 살인과 13건의 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4)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70∼80년대 캘리포니아 주 일대를 공포에 떨게 한 드앤젤로는 당시 50건 이상의 강간과 최소 13건 이상의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골든스테이트(캘리포니아 주) 킬러’라는 별칭으로 악명을 떨쳤다. 특히 이같은 악행에도 드앤젤로는 경찰은 물론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된 수사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 마스크를 쓴 킬러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가 경찰에 체포된 것은 2년 전인 지난 2018년. 첫 범행 시점부터 따지면 무려 42년 만으로 최첨단 수사기법인 DNA 족보 분석이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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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휠체어에 앉아 증인들의 증언을 묵묵히 듣고있는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 사진=AFP 연합뉴스
체포된 직후 드러난 그의 놀라운 정체는 다름아닌 경찰 출신이라는 점. 보도에 따르면 드앤젤로는 1979년 절도 혐의가 들통나 재직하던 오번 경찰서에서 해고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기간은 1976년부터 1986년까지 약 10년 간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42년 만에 체포됐지만 그가 저지른 수많은 범죄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드앤젤로는 검찰과의 양형 협상을 통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자신의 모든 범죄를 시인했다. 현재까지 드앤젤로가 인정한 범죄는 총 13건의 살인, 13건의 성폭행 그리고 161건의 기타 범죄다.



법원은 지난 18일부터 사흘 간에 걸쳐 드앤젤로가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증언을 청취했다. 법정에서 증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드앤젤로의 범행을 털어놨지만 마스크를 쓴 채 휠체어에 앉아있던 그는 항상 무표정이었다. 형이 선고된 21일에도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여러분의 진술을 잘 들었다.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짤막한 사과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마이클 보먼 판사는 “법에 따라 부과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을 선고한다”며 “괴물 같은 행동을 한 사람은 무고한 이들을 결코 해칠 수 없는 곳에 갇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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