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광군제로 하루 16시간 근무…택배 물량에 치이는 中 택배기사

작성 2020.11.16 15:46 ㅣ 수정 2020.11.16 15:46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11월 11일 하루 동안 주문되는 택배 물량의 수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택배기사의 악화된 근로 환경에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다. ‘광군제’는 지난 2009년 처음 등장한 이후 싱글들을 위한 날이자 중국 최대 규모의 온·오프라인 쇼핑이 이뤄지는 날로 알려져 있다.

광군제가 처음 등장했던 지난 2009년 11월 11일 하루 동안 주문된 택배 물량은 26만 건에 불과했던 반면 올해 같은 날 ‘텐마오’(天猫)에서 판매된 택배 건수는 23억 2100만 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준 년도 대비 약 9000배 이상의 택배 물량이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해당 택배 물량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 기사 인원은 7배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텐마오 택배 물량을 소화하는 택배기사의 인원은 지난 2010년 54만 명에서 올해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대량의 택배를 소화하기 위한 택배기사들의 근로 환경과 스트레스는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상하이 시에 소재한 택배회사 중통콰이디(中通快递) 소속 택배원 추 씨(36)는 “(나는) 매일 오전 5~6시 출근해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겨우 퇴근하는 형편”이라면서 “가족들과의 일상 생활을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주중에 다 소화하지 못한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출근하는 일이 잦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추 씨가 받는 수익은 택배 1건당 1위안 3마오~1위안 4마오(약 220~235원) 수준이다. 또 다른 택배 회사 위엔통콰이디(圆通快递)에 소속된 20대 택배기사 왕 씨는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 물류가 많이 집중되면서 주야간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배송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지난 11일 전후로 지금껏 거의 퇴근을 못하고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소화가 불가능한 정도의 물류가 밀려온다”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왕 씨가 하루 평균 소화해내야 하는 배송 물량은 약 400건에 달한다. 광군제 이전과 비교해 일평균 2배 이상의 물량이 증가한 셈이다. 이렇게 일해서 왕 씨의 손에 들어오는 일당은 평균 400위안(약 6만8000원) 남짓이다. 단,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은 600~700위안(약 10만 1200원~11만 8000원)을 번다고 왕 씨는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매일 오전 5시부터 늦은 밤11시까지 근무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왕 씨의 근무 환경은 동료 택배 기사들과 비교해 수월한 편이다.


왕 씨는 “순펑(顺丰), 징둥(京东) 등 다른 택배 회사에서 소속돼 근무하는 동료 택배 기사들의 경우 더 힘든 작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두 업체 기사들은 모든 택배들을 고객 댁에 배송하기 이전 전화 또는 문자로 배송 가능 시간을 먼저 연락하도록 회사 지침이 내려와 있다. 만약 이를 어기거나 고객의 불만족 사항이 접수될 경우 택배기사는 해당 배송 건에 대한 일당을 받을 수 없고, 심할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객 불만이 접수된 택배 기사의 경우 1000~3000위안(약 16만9000원~50만 6000원) 상당의 벌금을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마라톤 대회서 상의 탈의하고 달린 女선수에 ‘극찬’ 쏟아진
  • 1살 아기 성폭행한 현직 경찰, ‘비겁한 변명’ 들어보니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남성들과 선정적 댄스’ 영상 유출, 왕관 빼앗긴 미인대회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