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인도

[여기는 인도] “소똥으로 코로나 치료, 일부 의사도 찾는다”…전문가 우려

작성 2021.05.12 10:14 ㅣ 수정 2021.05.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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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똥을 몸에 바른 채 소를 어루만지며 코로나19 예방을 기원하는 인도의 한 힌두교도.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나드는 인도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법이 유행해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일부 힌두교 신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회복력을 돕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축사를 찾아 소똥과 소의 오줌을 몸에 바르고 기도를 올린다.

힌두교에서는 소를 생명과 땅을 상징하는 영물로 여기며, 수세기 동안 힌두교도들은 소똥을 이용해 집을 청소하거나 기도 의식에 소똥을 사용해왔다.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상처를 소독할 때에도 소똥이 효험이 있다고 믿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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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똥을 몸에 바르고 기도의식을 치르며 코로나19 예방을 기원하는 인도의 힌두교도인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전통과 믿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에도 계속됐다. 일부 힌두교도들은 몸에 바른 소똥과 오줌이 마르길 기다리면서 에너지를 올리기 위한 요가를 하기도 하고, 소를 껴안는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현지의 한 제약사 직원인 가우탐 마니랄 보리사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심지어 의사들도 소똥의 효험을 기대하고 축사를 찾아온다. 의사들은 이 요법이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감염의 두려움 없이 환자를 돌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도를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들은 소똥 치료법 등 코로나19의 대체 치료법이 도리어 건강을 악화시키고 방역체계를 무너뜨리는 등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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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화장장이 몰려드는 시신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화장용 장작더미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 EPA 연합뉴스
인도의학협회 측은 “소똥이나 소 오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면서 “이러한 물질을 몸에 바르거나 섭취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으며, 또 다른 질병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 소똥이 동원되는 현상은 현재 인도 전역이 겪고 있는 의료시스템 붕괴 상황과도 연관이 깊다. 침상과 의료용 산소 부족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이 급속도로 늘면서 누적 사망자 수는 25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3월 중순 2차 대유행이 시작된 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매일 3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내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보다 5~10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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