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아파트 단지내 ‘독 소시지’ 놓아 애완견 7마리 죽인 남자

작성 2021.06.11 13:56 ㅣ 수정 2021.06.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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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浙江) 항저우(杭州)에서 한 남성이 고의로 독이 든 간식을 아파트 단지 내에 두는 방식으로 7마리의 애완견을 죽인 혐의로 붙잡혔다. 항저우시 샤오산구 아파트 밀집 구역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놓은 소시지를 먹은 애완견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죽은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16일부터 최근까지 애완견들이 유사한 증상으로 죽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애완동물업체 사장 차 모 씨의 제보로 외부에 알려졌다. 차 씨는 지난 4월 16일 이 동네에서는 처음으로 강아지 한 마리가 급사한 이후 추가로 총 6마리의 애완견이 죽는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죽기 직전 차 씨의 애완동물업체를 찾았던 이 애완견은 주인과 함께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토를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곧바로 차 씨의 업체로 옮겨졌지만 곧 몸을 떨다가 숨을 거뒀다. 진단 결과 독성 물질에 중독돼 있었다. 이와 같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총 7마리의 애완견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 후 사망하자 일부 주민들은 길가에 관련 사실을 안내하는 경고문을 설치했다.

차 씨는 “아파트 밀집 구역이라서 놀이터, 산책로 등에는 매일 여러 견주들과 반려견들이 산책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비슷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견주들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됐다”고 증언했다.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또 다른 중년 여성 샤오 씨도 최근 자신의 반려견이 길거리에 있는 소시지를 주워 먹은 직후 죽었다고 진술했다.

샤오 씨는 “평소처럼 점심 식사 후 4시쯤 반려견과 산책 중이었다”면서 “목줄을 하고 있어서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반려견이 바닥에 떨어져 있던 분홍색 소시지 조각을 먹은 직후 온 몸이 뻣뻣하게 굳고 경련을 일으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었다”고 했다.

이 같은 진술을 모아 애완견동물업체 사장 차 씨는 관할 공안에 사건 수사를 의뢰,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아파트 단지 곳곳에 CCTV를 설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경, 3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 곳곳에 소시지 조각을 뿌리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주민들의 확인 결과, 바닥에 뿌려진 것은 분홍색 소시지 조각으로 조각 안쪽에는 독약으로 짐작되는 노란색 알약이 박혀 있었다. 이 영상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 관할 공안국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사건 혐의자 30대 왕 모 씨를 체포했다. 왕 씨는 공안에 붙잡힌 직후 사건에 대해 자백하면서 “아파트 안에 너무 많은 개들이 살고 있어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왕 씨는 “매일 아내와 아이가 아파트 놀이터와 산책로를 다니는 동안 무분별하게 뛰어다니는 개들에게 놀라서 다치는 사고까지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목줄도 안하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 내에는 총 60~70마리의 애완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상당수 견주들은 애완견 산책 중 목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목줄 착용 시에도 줄을 느슨하게 잡으면서 산책로를 걷는 이웃 주민들의 불편 사례가 접수된 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극물을 넣은 소시지를 거리에 뿌려 다수의 애완견을 죽게 한 왕 씨에 대해 관할 공안국은 형사 구류, 여죄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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