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산촌 주민들 노렸다…공동묘지서 몰래 한 불법 도박단 검거

작성 2021.07.06 17:11 ㅣ 수정 2021.07.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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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마을 공동묘지에 숨어서 불법 도박판을 벌인 도박단 30여 명이 공안에 적발됐다.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芜湖市) 공안국은 지난 3일 션샹촌(沈巷) 내에 위치한 공동묘지 안 쪽 깊숙한 곳에서 불법 도박을 하던 도박단 30명을 일망타진했다고 6일 밝혔다.

관할 공안국은 사건 당일 공동 묘지 입구에 수 십대의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마을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 불법 도박단을 붙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붙잡힌 불법 도박단은 대주주, 주주, 대리 등으로 구성원을 조직, 전국적으로 불법 도박단을 모집해 회원제로 불법 운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인터넷 등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기 어려운 농촌 등에 거주하는 주부들과 60대 이상의 고령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실제로 도박단은 도박판에 끌어들일 피해자를 물색, 돈을 횡령하는데 성공하는 조직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치밀한 행각을 벌였다. 또, 매년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조직원들이 벌어들인 불법 수익금의 규모를 산정해 도박단 내에서 승진 여부를 결정하는 등 촘촘한 직급제, 인센티브제를 운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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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공안국은 이들의 불법 행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수가 전국적으로 수 백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이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은 도박단 적발 당일 공안국이 직접 촬영, 공개한 영상 속에는 산촌 안쪽으로 통하는 비포장 흙 길을 따라 도주하는 도박단과 이를 추적하는 공안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기 때문이다.

긴급하게 진행된 불법 도박단 단속 과정에서 도박에 가담했던 이들이 묘지 안 쪽으로 도주, 그 중 일부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려는 시도를 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었던 공안 1명이 다치고 도박단 소속 4명이 부상을 입는 등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이들은 곧장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큰 부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공안국은 이번 사건이 농촌과 산촌 등 주택가 안쪽 깊숙하게 침투한 불법 도박단을 대거 검거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도박을 벌인 공동묘지는 민가와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혹시나 모를 외부인 차단을 위해 공동묘지 입구에는 이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차 벽을 세웠다. 또, 그 앞에는 이중으로 망지기를 두고 외부인의 접근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안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공동묘지나 숲속 깊숙한 곳, 농가 비닐하우스, 과수원 창고 등 2~3일에 한 차례 씩 장소를 이동하면서 도박판을 벌였다.


이날 현장에서 공안에 압수된 판돈은 수 천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공안들은 현장에서 현금 교환이 가능한 현금대용카드(딱지)와 칩 등 도박단이 휴대하고 다녔던 것들을 다수 압수 조치했다. 관할 공안 관계자는 “도박단에 속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도박에 참여했던 피해자들 모두 현금을 다발로 가지고 다니면서 도박판에 참여했다”면서 “기존의 온라인이나 모바일 상에서 도박판을 벌인 이들이 주로 은행 계좌를 활용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도박판에서 발견된 현금 뭉치는 대략 20만 위안(약 34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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