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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금속 유기 골격체 이용해 요로 감염 백신 만든다

작성 2021.12.20 10:28 ㅣ 수정 2021.12.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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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로 감염의 주범인 대장균의 전자 현미경 사진 출처 Rocky Mountain Laboratories, NIAID, NIH
소변이 만들어지는 콩팥부터 요도, 방광, 요도를 포함하는 요로기계 감염을 요로 감염 (UTI, Urinary tract infection)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매우 흔한 세균 감염으로 항생제를 이용한 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나 재발이 잦다. 그러나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 세균에 의한 요로 감염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각한 요로 감염의 경우 신우신염이나 패혈증 같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요로 감염 백신에 도전하고 있다. 요로 감염의 대부분 (80%)는 대장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대장균에 대한 면역을 지니고 있으면 아예 감염 자체를 처음부터 막거나 혹은 감염되더라도 쉽게 치료되고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게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요로 감염이 일어나도 세균에 대한 면역이 충분히 생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균은 바이러스보다 매우 복잡한 항원성을 지니고 있어 면역 시스템이 인식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소변에 의해 계속 쓸려나가는 요로 자체가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환경이다. 따라서 한 번 완치된 이후에도 같은 세균에 재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세균을 불활성화한 백신을 만들어도 마찬가지 이유로 강한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항원을 계속 배출해 면역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찾은 해답은 금속 유기 골격체 (metal organic framework, MOF)다. 금속 유기 골격체는 내부에 많은 공간을 지닌 독특한 물질로 화학 반응의 촉매나 물질 저장 소재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불활성화 세균 백신 항원 물질을 저장했다가 오랜 시간 방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 내부에 불활성화 세균 백신을 넣고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불활성화 세균 백신만 넣은 대조군과 비교해서 금속 유기 골격체를 사용한 실험군은 4일 정도 더 대장균 항원을 배출했으며 항체의 농도도 5배나 높았다. 마지막으로 치사량의 대장균을 주입해 중증 요로 감염 모델을 만든 경우 금속 유기 골격체 백신을 접종한 실험군만 생존했다.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이지만,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가 요로 감염은 물론 다른 환경에서의 세균 백신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사람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임상 연구 및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금속 유기 골격체 백신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을지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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