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11월 대만 육군 고위급 장교인 샹더언이 지난 2019년부터 중국 측으로부터 매달 4만 대만달러(약 175만원)를 받고 간첩 활동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공개돼 이 같은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장교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무력 전쟁이 벌어질 시 중국 공산당에 투항할 것이라는 서약서까지 작성한 사실이 폭로돼 물의를 일으켰다.
그가 자필로 작성해 서명까지 한 것으로 확인된 충성 맹세 서약서에는 “양안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하며, 나의 현 직위에서 조국의 평화통일을 추진하는 영광스러운 사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대만 검찰은 그가 작성한 서약서 내용 중 ‘조국’이 의미하는 것이 중국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샹 씨가 중국에 대해 장기간 스파이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이 같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 맹세의 대가로 약 4년에 걸쳐 금액은 총 56만 대만달러(약 2440만 원)으로, 검찰 조사 결과 그는 원래 개인 사정으로 군에서 제대할 준비를 하던 중 퇴역한 대만군 장교 샤오웨창에게 포섭돼 스파이 활동을 하며 거듭 진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당시 검찰에 붙잡힌 샹 씨는 검찰 조사 중 “포섭된 대만군 장교가 더 있다”면서 “나만 충성 맹세한 것이 아니다. 다른 장교들도 더 있다”고 폭로해 대만 진먼검찰청이 나서 추가 간첩 사례에 집중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관할했던 대만 가오슝지방법원은 대만 육군 보병훈련지휘부 작전연구개발실 주임연구관을 지낸 샹더언에게 4년간의 정치 시민적 권리를 박탈하고 추징금 56만 대만달러(약 2440만 원)와 7년 6개월의 형량을 언도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샹 씨의 간첩행위 혐의와 관련해 “(대만군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정보 수집 활동 등이 얼마나 심각한 위협인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면서 장교에서 사병까지 철저한 방첩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