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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되기 싫어요” 학살당한 콜롬비아 원주민 어린이들

작성 2023.05.24 17:21 ㅣ 수정 2023.05.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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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FARC (출처=자료사진)
콜롬비아에서 살해를 당한 원주민 어린이들은 게릴라가 되기 싫어 도주했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콜롬비아 원주민부족연합(OPIAC)은 “최근 에스트레초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시신으로 발견된 4명 어린이들은 반정부 게릴라단체의 대원이 되기 싫어 도망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잔인하게 학살당한 어린이들은 콜롬비아 푸투마요주(州) 마루이 부족 공동체에서 평화롭게 살던 원주민들이었다.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3월 부족 공동체엔 콜롬비아 반군 무장혁명군(FARC)의 잔당 게릴라들이 들이닥쳤다.

게릴라들은 어린이들을 대원으로 영입한다며 끌어냈다. FARC의 잔당이 어린이들을 끌고 가 잔심부름을 시키며 게릴라로 키워낸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망한 어린이들은 그러나 게릴라가 되기 싫다며 도주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어린이들이 도망을 치자 FARC 잔당들이 추격대를 보냈고 이후 아이들의 생사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던 4명 어린이는 최근에야 에스트레초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4명 어린이는 모두 총을 맞고 사망한 상태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도주했던 아이들이 게릴라들에게 붙잡혔지만 게릴라가 되지 않겠다고 하자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2016년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반세기 내전을 끝냈다.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며 정부와 맞섰던 반군 FARC는 이후 무장을 해제하고 해산했지만 평화협정에 반대한 일부 세력은 밀림으로 들어가 다시 혁명 투쟁을 시작했다. FARC 잔당으로 불리는 이들은 최소한 3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FARC 잔당은 어린이들을 대원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표적이 되고 있는 콜롬비아 원주민들은 이를 ‘징집’이라고 부른다.

지난달 콜롬비아 카우카에선 학교에 갔다가 귀가하던 10~13살 원주민 어린이 5명이 FARC 잔당에 끌려간 사건이 발생했다. 끌려간 어린이 중에는 여자어린이 3명이 포함돼 있었다. FARC 잔당은 이 사건 직전 4명의 원주민 어린이를 끌고 간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원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찾아 나서 9명 중 4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보복을 우려한 원주민들은 신변안전을 위해 피난을 가야 했다. 현지 언론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FARC 잔당이 ‘징집’한 어린이가 919명이라는 통계가 있지만 실제로는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보도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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