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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무장 반란, ‘짜고 치는 고스톱’?…전 CIA 분석가, “푸틴의 기만 전술” 주장

작성 2023.06.26 15:36 ㅣ 수정 2023.06.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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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1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프리고진 식당에서 예브게니 프리고진(위)이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 사진=AP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과 함께 계획한 ‘가짜 깃발 작전’(기만 전술)이라고 러시아 태생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정보 분석가인 레베카 코플러가 주장했다.

레베카 코플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 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프리고진과 함께 계획한 ‘가짜 깃발 작전’이라며 그는 결국 힘을 얻고 추가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다시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고, 자신의 용병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로 진입했다.

바그너 그룹은 북진해 24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시설을 점거한 뒤, 모스크바 인근 200㎞ 앞까지 진격했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철수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합의 내용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며 이번 무장 반란에 참여한 병사들 모두 처벌받지 않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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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반란’ 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프리고진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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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은 “지금까지 우리 전사들의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으나 이제는 피를 흘릴 수 있는 순간이 왔다. 어느 한쪽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간다”며 철수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그는 이날 밤 대형 승합차를 타고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면서 시민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전문가인 코플러는 “다시 말하지만, 지난 몇 시간 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갑자기 그(프리고진)가 철수를 결정하고 이같은 협상을 했을까?”라며 “아니다, 이것은 모두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자신이 약해졌고 군사 반란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리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코플러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는 푸틴 대통령이 이미 최근 선포했던 계엄령의 정당화를 위한 구실이다.


코플러는 “그(푸틴)는 오늘 계엄령을 위반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30일간 구금할 수 있다는 수정안에 서명했다. 흥미롭게도 푸틴는 전과자 남성들마저 입대시키는 방안까지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남성들을 고기 분쇄기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보내기 위해 추가 동원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그리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이것은 모두 고전적인 기만 전술이자 푸틴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 역시 바보가 아니다. 그는 전과자이지만 매우 영리하다. 죄수에서 핫도그 가판대 주인으로, 푸틴을 포함해 크렘린궁에 음식을 제공하는 수백만 달러 규모 요식업체 주인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리고진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벨라루스로 떠난다고 알려진 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수시로 메시지를 보냈지만, 24일 밤 모스크바 진격 중단을 촉구하는 음성을 게시한 후 업데이트가 멈췄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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